인사이동 때만 되면 교장선생님들이 마음에 맞는 교감과 같이 근무하려고 교육청에 부탁을 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고 한다. 관리자의 인사에서 가장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이 바로 호흡이 잘 맞는 관리자끼리 만나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뒤늦게 승진하여 작은 학교 교감으로 부임했을 때 먼저 승진한 교감들이 하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교감 되니까 좋지?" “한두 달은 좋을 거다. 우선 수업을 안 하니까?”
이는 더 근무해 보면 그렇게 좋은 자리만은 아니라는 암시가 내포되어 있다. 한 달 정도는 승진축하 인사도 받고 하는 일도 달라져서 새로운 기분으로 근무하게 된다.
회의나 연수 때 가끔 듣는 이야기 중에는 교감의 자리는 위와 아래로 치이는 샌드위치 같은 자리라고도 한다. 학교경영의 책임자도 아니고 학교장의 경영방침에 따라 보좌역할을 해야 하고 교사들이 수업을 잘할 수 있도록 교내장학을 하면서 교수-학습활동을 지원해 주어야 하며 공문서 처리서부터 학교 전반사항을 점검하고 관리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담임교사가 연가, 병가, 특별휴가, 출장 등으로 학급을 비울 때는 보충수업도 해야 한다. 전에는 교육청에서 하던 업무도 학교에 위임되어 교감이 해야 할 일은 줄어들지는 않고 있다. 원로교사에서 승진한 경우는 보수차이도 없는데 씀씀이는 몇 배로 늘어나는 고통도 감수해야만 한다.
교감 업무를 힘들게 수행한 경험이 있는 교감은 나중에 교장 하려고 하는 중간정거장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교감의 자리가 그렇게 쉬운 자리가 아닌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리고 교감은 학교장과 궁합이 잘 맞아야 한다고 한다. 궁합이 잘 맞는 부부여야 가정이 화목하고 편안한 것처럼 학교도 남편격인 교장과 아내격인 교감과 마음이 잘 맞아야 학교운영이 원만해지고 학교 근무분위기도 좋아지는 것이다. 관리자의 인사를 할 때는 교장 교감의 궁합을 보아 서로 잘 맞는 분끼리 짝을 지워주는 것이 가장 잘한 인사라는 생각이 든다.
중간관리자인 교감이 하는 일은 너무 많다.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맡은 업무를 잘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샌드위치가 되어서도 안 되겠고, 정거장으로 거쳐 가는 자리가 되어서도 안 되겠다. 단위학교의 교육이 조화롭게 실천이 되도록 하는 조정자로서 역할을 다할 때 학생과 교직원들이 행복한 학교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