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에 이웃학교에서 전학 온 송이와 가장 친한 어린이는 해란이 같다. 키도 비슷하고 안경도 썼는데 오늘은 옷도 똑같이 입고 운동화도 똑같은 것을 신고 등교하여 멀리서 보면 마치 쌍둥이가 아닌가? 착각할 정도이다. 우리학교에는 쌍둥이가 없는데 말이다. 복도를 걸어가는 뒷모습은 정말 쌍둥이 같았다.
사춘기에 접어든 청소년기에는 친한 친구와 동질감을 느끼는 신체표현이 유행하고 있는 것 같다. 머리모양을 같게 하거나 모자를 같은 것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 옷을 같게 입는 아이들이 모처럼 한눈에 띄었다. 우리는 단짝이고 친하다는 것을 은연중에 과시하려는 심리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부모님을 졸라서 사 입었을 것이다.
요즈음 청소년들의 옷차림은 TV나 사이버 공간에서 만나는 인기연예인이나 유행의 첨단을 걷는다고 자부하는 튀는 스타들을 흉내 내는 것으로 심리적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 시골에 있는 우리학교 학생 중에도 머리에 붉은색, 노란색 물감을 들인 아이도 있다.
오늘날 남보다 튀려는 청소년들의 머리나, 옷차림을 유교적 전통예절에 기준을 둔 잣대로 본다면 불량청소년이라고 꾸중하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身體髮膚는 受之父母”라 했는데 함부로 훼손시키는 것은 불효라고 하지 않았는가? 부모로부터 받은 머리를 자르지 않으려고 상투를 틀고 비녀를 꽂았던 조상들의 효심은 사리진지 오래되었지만 청소년들의 너무 지나친 모습을 볼 때면 눈살을 찌푸릴 때도 있다.
요즈음은 너무 외모지상주의로 흐르는 것 같다. 외모는 남을 의식하는데서 시작하지만 속이 꽉 찬 내면의 세계를 더 아름답게 가꾸는 것이 자신의 행복감을 맛보는 지름길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며 이 가을철에 마음을 살찌우는 독서에 더 관심을 갖는 청소년이 늘어났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