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제4부’로 일컬어지는 언론, 작년도 아시아에서 겨우 베트남을 제치고 7위를 차지한 바 있는 우리나라 언론 수준의 취재윤리는 과연 몇 점이나 될까.
J일보의 9월 14일자 '최고의 대우, 최악의 공교육'이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우리나라 교원 봉급이 OECD 국가 중 중학교와 일반계 고교 교원 15년 경력자의 봉급 순위는 3위였으나 최고 호봉자의 경우 중학교는 1위, 일반계 고교는 2위로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보도하는 등 봉급은 많이 받고 수업은 적게 한다는 논지의 보도를 했다.
그러나 이는 일반인이 잘 모르는 PPP(Purchasing Power Parity), 즉 국가의 물가수준에 따른 구매력지수를 기준으로 환산하여 실제 보수 비율과는 큰 차이가 있는 자료를 인용했거나 국가별 보수체계의 특징이나 각종 수당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통계 분석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기자들의 분석이다.
더욱이 그 통계는 주당 20시간 기준으로 책정된 봉급으로서 우리나라 교원은 수업 외에 생활지도, 상담활동 등 모든 잡무를 담당하는 현실에 비해 선진국은 우리의 봉급 산출액 외에 법정 초과수업 수당, 관리업무 수당, 원거리 및 고물가지역 근무지 수당, 특별분야 수업 수당 등이 별도로 지급되므로 단순한 수평 비교는 의미가 없다.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르면, 90년대 초까지 상대적으로 뒤졌던 군인, 경찰, 행정직 등의 공무원 봉급이 꾸준히 개선되어 현실화된 반면 교원은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저조하여 지금은 여타 공무원에 비해 오히려 적은 게 현실이다.
더 자세히 분석해 보면 2004년 보수기준으로 교사 초임이 총액기준 213만1000원으로 일반직공무원 176만원, 군인 170만8000원보다 높았으나 경찰 214만8000원보다 낮았으며, 10년차 교사는 301만6000원으로 일반직 274만2000원보다 높았으나 경찰 315만3000원, 군인 309만8000원보다 낮아 군인공무원과 역전되며 30년차에는 교사가 486만6000원으로 일반직(481만8000원)과 비슷해진 반면 경찰(510만7000원), 군인(607만원)과는 격차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05.05.14)
언론은 OECD 국가의 교원의 봉급 수준을 말하기 전에 자신들의 경우부터 말했어야 했다. 방만한 광고 수익이나 왜곡된 판매·유통시장의 이윤으로 배를 불리는 언론사와는 비교가 안 되니까 말이다.
실제로 임금·복지수준이 국내 신문사 최고인 것으로 알려진 C일보의 예를 들면, 군필자 기준으로 입사 1년이 지나면 연 3400∼3700만원의 급여를 받으며, 이외에 기준에 따라 취재비(월 60여 만 원)·철야연근비,·간식비 등이 지급된다. 또 경영실적에 따라 연말 특별격려금이 나오며 취재기자의 경우 회사법인카드가 제공된다. 이뿐인가, 자녀학자금, 입원진료비, 건강검진비, 단체보험, 사내복지기금, 경조금 지원 등 복지혜택 사항을 상세히 알아보면 실질 봉급은 억대가 족히 넘을 것이다.(참조 : 미디어오늘 2002-12-02)
그리고 언론은 논리성이 부족한 수평적 단순비교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비해 열악한 교육환경도 언급했어야 마땅하다.
OECD 통계에 의하면 한국 교원의 연간 순수업시간은 초등 809시간, 중학 560시간, 일반계 고교 544시간으로 평균(초등 795시간, 중학 701시간, 일반고 661시간)보다 초등학교는 약간 많지만 중, 고교는 적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여타의 간접적인 교육활동 시간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시간으로 상담, 생활지도, 기타 일반 공문 등 행정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선진국과의 수평비교는 타당하지 않다.
학생 1000명당 교원수는 43.8명으로 30개 국 중 멕시코, 터키에 이에 끝에서 세 번째로 포르투갈 105.1명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교원 1인당 학생수는 꼴찌에서 두 번째, 학급당 학생수는 터키를 제치고 당당히 세계 꼴찌를 차지한 것은 여전히 교육여건이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한 언론은 우리나라 교원은 초봉은 적어도 경력 기간이 늘어날수록 급여 순위가 올라간다고 분석했지만 실제로는 우리나라 교원이 최고 급여에 이르는 데 걸리는 기간은 37년으로 OECD 30개 회원국 평균 24년보다 큰 차이가 있고 헝가리(40년), 스페인(39년)에 이어 꼴찌에서 세 번째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2005년 공무원 봉급이 동결된 가운데, 교원의 임금수준은 7급 공무원 입직 일반직에 비해 약간 높고, 경찰(경위)에 비해 약간 낮은 등 우리나라 평균 공무원 보수수준과 비교하여 오히려 낮으며, 100인 이상 고용기업은 물론 삼성·LG·SK·현대기아차 등 국내 4대 그룹의 평균 임금을 100으로 할 때 80.3에 불과하며 금융, 통신업체와 비교하면 75.1에 불과한 수준인데도 언론이 ‘교원 때리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를 알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