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추석 연휴가 짧은 터라 명절을 보내기 위해 어디로 간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았다. 때마침 강릉경포대에서 ‘달맞이 축제’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족과 함께 보름달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올 추석에는 날씨가 흐려 보름달을 못 볼 확률이 높다고 하였다. 그런데 다행이었다. 오후부터 차츰 날씨가 개이기 시작하여 저녁때가 되자 휘영청 보름달이 뜨기 시작하였다.
이곳 경포대의 달맞이는 전국에서도 유명하다. 경포대에서 달뜨는 밤이면 다섯 개의 달을 볼 수 있다는 옛날 풍류객들의 표현이 있듯이 호수에 비치는 달은 볼수록 운치가 있고 유정하다고 할 수 있다. 다섯 개의 달은 다음과 같이 일컬어지고 있다.
①하늘에 떠있는 달
②출렁이는 호수 물결에 춤추는 달
③파도에 반사되어 어른거리는 달
④정자 위에서 벗과 나누어 마시는 술잔 속의 달
⑤벗(님)의 눈동자에 깃 든 달이다.
우리 가족은 보름달의 보면서 각 자의 소망을 빌었다. 아내는 가족의 건강을, 나는 우리 반 모든 아이들이 원하는 대학에 꼭 합격하기를 기원하였다. 한편으로는 우리 교육 현장이 거듭나기만을 간절히 기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