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자는 경험에서 배우고, 지혜로운 자는 역사에서 배운다(비스마르크, 독일)”라고 했다. 현명한 사람들은 남의 실수를 보고 배우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가 직접 경험하고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즉, 어리석은 사람은 뭐든지 직접 경험해야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역사를 보고 다른 사람이 한 경험을 듣거나 보고 그러한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더 어리석은 사람은 경험에서도 역사에서도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인데 지금의 정부, 특히 교육공약 이행률이 14%에 불과한 교육부가 그런 형세이다. 교육환경의 개선과 교사의 자질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투자 없이 '교육개혁'이라는 이름 하에 교사를 대상화하는 교육정책에 의해 교육의 전문성을 약화시키고 있는 현 정부에게 이 비스마르크의 명언을 들려주고 싶다.
우리 교육계가 겪고 있는 갈등과 혼란은 시대의 한 흐름이기도 하지만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 참여정부의 교육정책과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교육인적자원부로의 개편과 함께 정부 수립 이래 최초로 교육부장관이 부총리로 격상함으로써 교육 부문에 획기적 발전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무리한 교원의 정년단축의 경우 명예퇴직자에 대한 예측을 잘못하여 퇴직수당 등 일시에 과도한 교육재정을 소모하는가 하면 교사의 부족을 메우지 못하는 등 정책 판단의 오류로 인하여 교직사회에 심각한 갈등을 유발시키는 상황에 이르게 하였다.
IMF를 똑같이 겪으면서도 중남미 각국은 가장 먼저 교육재정 및 투자를 삭감함에 따라 오히려 후진국으로 전락한 반면, 영국과 같은 유럽의 각국은 여타의 재정은 긴축하면서 교육부문에는 재정은 감축하지 않고 오히려 투자를 늘림으로써 IMF 이후 경제는 물론 교육강국으로 다시 설 수 있었던 과거의 역사를 우리는 큰 교훈으로 삼았어야 했다.
지금의 참여정부는 대통령 선거공약을 통해 시대적 요구와 국민적 기대를 실현하기 위한 교육정책을 국민들에게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현 정부가 등장하여 종반을 향하고 있는 지금 교육정책은 사실상 표류해 왔고, 문민정부에서 GNP 4.8% 수준까지 편성되었던 교육재정이 참여정부에 들어서는 점점 악화되어 금년에는 공약이었던 6% 수준은커녕 OECD국가 평균에도 훨씬 못 미치는 4.3% 수준으로 낮아졌다.
더욱이 요즘 교육주체간의 충분한 합의 없이 강행하려는 교원평가 역시 교원의 강력한 저항의 예상 등 현장 적합성을 고려하지 않은 실험용 정책으로 정부가 공교육강화 명분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제 참여정부가 그동안의 일련의 정책적 오류로 '교육을 망친 정부'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국민에게 약속한 교육공약의 실천을 통하여 시대적 요구를 담당하면서 새로운 전망을 만들어나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대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경험도 중요할 때가 있지만 모두 직접적인 경험을 할 필요는 없으며 지금이야말로 역사에서 배우는 사람이 현명함을 깨달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