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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리포트(미분류)

국회교육위, ‘개그콘서트’인가

오래달리기, 마라톤, 수영에 고루 뛰어나 체력이 좋고 통솔력이 있는 사람을 공모하여 군 지휘관을 맡기고 격투기 실력이 뛰어나고 범인 체포에 탁월한 사람을 선발하여 경찰청장에 임용하면 어떨까. 물론 임기응변과 권모술수가 뛰어나고 단식에 능하며 몸싸움에 탁월한 사람은 국회의원으로 임명하고…

요즘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의원들 간의 개정안건에 대한 찬반 논쟁을 보노라면 마치 ‘개그콘서트’ 아닌가하는 착각이 든다. 한마디로 敎育의 ‘敎’자도 모르는 교육위 국회의원들의 놀이터인 양 한결같이 한심하기만 하다. 교사 또는 교장 자격이 없는 사람을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교장으로 선출할 수 있도록 제안한 이주호 의원의 의견에 백원우, 구논회, 이인영, 진수희 의원 등은 그동안 ‘뜨거운 감자’로 추진이 어려웠던 정부와 대통령 공약을 이 틈에 실천하도록 해줘 감사한다고 칭찬까지 하고 있다.

한 술 더 떠 구논회 의원은 무자격 공모교장제를 확대하기 위해 공모교장을 학운위가 신청하게 하지 말고 아예 교육감이 할당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학운위 신청을 받아 공모교장을 하도록 돼 있는데 재직 중인 교장의 반대를 무릅쓰고 학운위가 적극 나서기는 어렵다”며 “차라리 공모교장 학교를 지역별로 20, 30% 할당하고 교육감이 지정하는 게 어떨까”하고 제안했다니 무식함이 하늘을 찌른다.

다시 가르쳐주지만, 교장은 학교를 대표하는 관리자이면서 제반시설 운영관리, 장학활동, 교육과정 및 학습지도 안내 등 소속 교원들의 종합적인 교육활동 지도의 직무를 수행하는 막중한 자리이다. 이렇듯 종합예술에 가까운 교육활동에 비추어서 오랜 경륜과 교육적 경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도 그들은 이를 완전히 무시하여 교직을 폄하하고 있다.

또한 언론과 일부 학부모들은 교사들이 재직 중 평가를 전혀 받지 않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근무평정, 자기평가, 연구수업, 장학지도평가에 종합감사, 학교종합평가 까지 학교생활 자체가 평가 덩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근평을 통해 교육자로서의 품성, 학습지도 능력, 생활지도 능력, 교육연구 성실도, 담당업무 수행 능력 등 매년 누적된 실적을 바탕으로 매년 평가받으며 이에 따라 잘하면 표창도 받고 잘못하면 징계도 받으면서 교감, 교장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이 교육경험이 전무한 국회의원 눈에는 단순히 승진하기 위한 길로 보일지 모르지만 그런 과정과 절차를 거치는 동안 전문성도 쌓고 관리자의 능력을 갖춘 경영자로 성장해 간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연공서열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자존심을 먹고 사는 교직의 특성에 비추어 경력자 우대 원칙에 큰 잘못이 있는 것처럼 말하고 나이가 많은 사람은 무조건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식으로 호도하는 것은 한심하다.

수적인 대표성을 갖지 못하면서 교육 경력을 무시한 무자격자에게 학교를 맡기는 것은 군 경력이 없는 사람에게 부대장을 맡기고 경찰 경력 없는 사람에게 경찰지휘관을 맡기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 교단의 괴리와 갈등을 초래하고 본인 또한 학교경영에 어려움이 따를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공모교장제’가 교원 전문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교원양성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제대로 된 교육개혁을 추진하려면 교육의 본질과 교직사회의 특성에 대하여 더 공부한 후에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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