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이어 학창시절 마지막 시험인 일주간의 기말고사가 끝난 지금 고3 아이들은 벌써부터 해방감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반면 학교측에서는 이 아이들의 무료한 시간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 중이다.
물론 정시모집에서 심층면접과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입시가 끝날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으나 단순히 수능성적과 내신만으로 전형하는 대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수능 성적 발표일인 12월 19일까지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많다. 그렇다고 시험이 끝난 아이들을 그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이 시간대를 잘 활용하면 정말이지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주지시켜 줄 필요가 있다.
난이도 조정에 실패한 올 대학입시로 인해 일선 학교의 진학지도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입시 지도에 상당한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까지 정확한 점수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 무엇을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학생들은 너무 지나치게 담임선생님에게만 의존하지 말고 본인 스스로가 갈 대학을 인터넷이나 책자 등을 통해 미리 알아보고 상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본교에서는 오는 월요일 12월 5일부터 고3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컴퓨터, 영어회화, 한자 쓰기, 바둑 등)을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 그리고 유명한 인사를 초청하여 청소년 특강 및 박물관, 지방문화재, 대학 등을 답사 내지 탐방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대학 입시 준비 때문에 그 동안 미루어 왔던 일들을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오후 자투리시간을 이용하여 자율학습으로 인해 하지 못했던 봉사활동을 실시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국어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청소년들이 읽어야 할 권장도서를 구해 읽어보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 시간적인 여유가 되는 담임선생님은 학급별 특색을 살려 학창시절의 회고록이나 신문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청소년기가 '질풍 노도의 시기'인 만큼 아무런 준비와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을 사회로 내 보내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본다. 기존의 예를 보면 자칫 잘못하여 이 시기를 잘못 보내 비행청소년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자신을 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결국 방탕의 길로 들어서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아무튼 시험을 끝내고 일찍 귀가하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이제 아이들은 사회에 첫 발을 내 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첫 단추를 잘 끼우기 위해서라도 아이들은 이 시기를 잘 보내야 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섭렵할 수 있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심적으로 걸러진 것과 걸러지지 못한 것을 두고 갈등과 고민을 해보아야 한다. 분별력이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뚜렷한 주관을 갖고 모든 일을 처리하고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문득 한 CF의 문구가 생각난다.
모든 사람들이 “예”라고 대답할 때 “아니오”라고 대답할 줄 아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