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이 스승의 날을 휴무일로 추진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그 동안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학부모들로부터 촌지를 받는 날이라고 언론에서 들쑤셔 놓기 때문에 그 빛이 바랜지 오래되었다. 스승의 날이 제자들로부터 축하를 받는 날이 아니라 따가운 눈총을 받는 날로 본래의 의미가 퇴색된 채 말썽 없이 하루를 잘 넘기려고 하는 현장의 교원들에겐 부담이 되고 있어 그 의미가 퇴색된 점이 안타깝다.
서당에서는 학동이 책을 한권 다배우고나면 '책씻이'라고 하여 학부모가 떡과 과일, 술을 준비해 와서 학동들과 모여 앉아 정겹게 나눠먹던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풍습인가? 훈장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으로 음식을 대접하는 뜻과 함께공부하는 학동들과 음식을 나누며 정담을 나누고 휴식을 취하면서 친목을 다지는 자연스러운 자리를 마련하였던 그 시절이 오늘날의 스승의 날보다 더 아름다운 풍습으로 여겨진다.
자식 교육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돈으로 거래하는 촌지는 그 발상이 잘못되었다. 촌지는 주는 쪽에 더 문제가 있다고 본다. 물론 받으니까 줄 수밖에 없다고 강변할지 모르지만 이는 자식교육에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촌지라는 본래의 뜻대로 스승의 날 꽃 한 송이를 달아드리게 하는 것이나 진심에서 고마움을 느꼈다면 정성이 담긴 아주 작은 선물을 준비하여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학생이 직접 표현하게 하는 것은 인성교육 차원에서도 필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작은 선물을 주고받으며 기뻐하는 것은 인간사회에서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하는 비타민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때부터 고마움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돈 봉투가 전해지는 잘못된 촌지 문화가 생겨나서 사제 간에 학부모와 선생님 간에 불신과 반목으로 얼룩져 스승의 날을 차라리 없애자는 소리가 나오고, 감사반원이 스승의 날 학교를 방문하여 책상 서랍을 뒤지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는 현실을 개탄하기에 앞서 이런저런 부작용이 스승의 날을 우울하게 만들지라도 스승의 날을 없애는 일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휴무일로 하는 것은 교원들도 자기의 스승을 찾아보는 날로 자신을 훌륭하게 가르쳐주신 옛 스승을 찾아가 근황을 살피고 스승님이 감동할 만한 작은 촌지를 준비하여 스승에 대한 예우를 교원 자신이 모범을 보이는 날로 발전시키고 학부모보다는 가족들이 힘든 교직을 수행하는 교원가족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과 함께 식사라도 같이 나누는 의미 있는 스승의 날로 승화 발전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리저리 시달리는 스승의 날이라면 하루만 마음 편히 쉬어도 교원들에게는 활력소가 되지 않겠는가? 교원예우보다 교권을 훼손시키는 날이라면 스승의 날 하루를 쉬게 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발상의 전환이 될 것이다. 내년 스승의 날은 우리 교원부터 어린 시절 나를 가르쳐주신 선생님을 찾아뵙는 날로 의미 있는 하루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