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2006년 1월 10일) 뉴스였다. 그 뉴스는 딸을 둔 부모,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인 나에게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보도에 의하면 한 여중생이 아파트 복도에서 아기를 낳고 유기(遺棄)하고 달아났다는 것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그 여학생은 사귀는 고등학교 남학생과 성관계를 가진 뒤 임신이 되어 걱정을 하다가 겁에 질러 이와 같은 일을 자행하였다고 하였다. 왠지 남의 집 이야기로 들리지 않았다.
예전과 달리 자신들의 감정 표현을 주위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요즘 아이들의 대담성에 놀랄 때도 있지만 사실 어떤 때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그리고 영화나 드라마 속의 낯뜨거운 장면을 마치 아무렇지도 않듯 받아들이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내 머릿속에는 ‘설마’라는 안일한 생각이 자리잡았다. 그런데 그 뉴스를 듣고 난 뒤, 기성세대의 무관심이 ‘화’를 자처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학기 중에도 아이들은 자신들의 이성 친구를 노골적으로 가시화 하여 다른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그 행동이 너무 지나쳐 타인의 눈총을 받기도 한다. 심지어 삼각관계의 경우, 이성(理性)을 잃어 해서는 안될 행동까지 자행한다. 그것으로 인해 아이들은 세상의 모든 것들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비관을 하기도 한다.
겨울 방학 기간중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보충학습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려운 가정 형편과 개인 사정으로 보충 수업에 참가하지 않는 학생들도 많이 있지만 특별한 사유도 없이 학교를 결석하는 아이들도 있다. 문제는 아이들의 결석 사유를 담임 선생님이 모르고 있거나 하물며 연락이 두절된 경우이다. 더 큰 문제는 자녀의 거취를 알고 있어야 할 부모님이 아이들의 행방을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긴 겨울 방학 기간 동안, 대부분의 아이들이 계획을 잘 세워 알찬 방학 생활을 보내고 있지만 일부 아이들은 갑자기 늘어난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 지를 몰라 방황하는 경우와 자칫 잘못하여 비행 청소년으로 몰락하기도 한다. 그리고 용돈을 벌기 위해 미성년자의 출입이 금지된 유흥업소 등에서 일을 하다가 결국 학교를 중도에 포기하는 아이들도 많다. 따라서 학교 담임선생님은 방학 기간동안 아이들을 무방비 상태로 그냥 둘 것이 아니라 가끔 전화나 이메일로 아이들의 근황을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방학을 하기 전에 아이들에게 공부만 하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성교육과 건전한 이성교제에 대해서 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인해 가진 성관계가 얼마나 무책임한 행동인가를 깨우쳐 줄 필요가 있으며 만에 하나라도 그와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에는 무조건 숨기려고만 하지말고 전문가나 청소년 성상담실(
http://www.ahsex.org/)과 연락을 취하라고 조언을 해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아무쪼록 우리 아이들이 청소년기를 잘 보낼 수 있도록 좀더 많은 관심을 가질 때가 방학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