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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리포트(미분류)

아이들의 놀라운 잠재력


아이들과 생활하다보면 아이들의 잠재력에 대해 놀라는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몇 가지 사례를 들면, 교실에서 말 한 마디도 안하고 있다가 체육시간 운동장에만 나오면 종횡무진 운동장을 뛰면서 공을 차거나, 수업시간에 한 없이 산만한 아동이 과학시간이면 집중하여 실험의 전 과정에 관심을 보이기도 하고 또 음악시간에 노래를 그렇게 잘 부르는 아이가 아니었는데 민요나 창은 아주 멋들어지게 잘하기도 하며 성격이 급하고 덜렁거리는 어린이가 미술시간에 색깔은 꼼꼼하게 칠하는 것 등이다.

아이들의 잠재력에 대해서 관심을 갖다가보니 어떤 아이들이 무슨 잠재력을 가지고 있을까 늘 살펴보게 되고 아이들에게서 특이한 일이 발견될 때마다 수첩에 적어놓기도 하고 또 직접 그 아이를 불러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런데 오늘 한 아이에게서 놀랄만한 잠재력을 발견하였다. 주인공은 바로 우리 반 ‘건희’라는 남자아이이다.

건희는 부모님께서 모두 직장생활을 하는 아이로 동생과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많다. 시력검사를 할 때 시력이 상당히 좋지 않은 것이 발견되어 부모님께 전해드렸는데도 지역적으로 안과에 가기가 쉽지 않고 또 부모님의 바쁘신 직장생활로 인하여 계속 안경을 쓰질 않아 수업시간 찡그리며 칠판을 보는 모습이 늘 마음이 쓰였다. 그러다보니 학력은 매우 뒤떨어져 있었고 같은 동네 사는 친구 한 두 명과 얘기할 뿐 발표한 번 하지 않는 아이였다. 더욱이 작년 6월 전교생이 참여하는 뒤뜰야영 시 취침 전 점호에서 갑자기 건희가 없어져서 온 아이들과 함께 찾았는데 건희 집에 전화를 하니 집에 가 있는 것이 아닌가.

어느 날 건희가 안경을 끼고 학교에 왔다. 어떻게 갑자기 안경을 맞추었냐고 물으니 며칠 후면 유럽여행을 간다고 하였다.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모 게임회사의 게임에 접속했다가 경품에 당첨되어 유럽 4박 5일 여행티켓을 얻어 아버지와 함께 유럽을 여행하게 된 것이었다. 부모님이 안 계시니 컴퓨터 게임을 얼마나 많이 했겠는가. 유럽여행을 하게 된 것에 대하여 축하가 선뜻 나오지 않았지만 건희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고는 생각되었다.

건희가 유럽여행을 갔다 온 후에 급우들 앞에서 유럽여행기를 좀 들려주도록 몇 번이고 권유했으나 끝내 발표하지 않았다. 아버지께서 체험학습보고서에 쓰신 간략한 내용으로만 조금 알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건희가 잠재력을 발휘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우리학교에서는 전교생의 글을 싣는 학교문집이 제작 중에 있다. 그런데 문집에 실을 글 마감 시한이 지났는데 건희의 글이 자료실에 올라와 있지 않았다, 유럽여행기라는 제목뿐이다. 아버지와 함께 기억을 되살려서 유럽여행기를 함께 적어보라고 건희에게 부탁했는데 아버지가 바쁘시다고 하면서 계속 글을 올리지 않은 것이다. 마침 방학 중 근무여서 건희를 학교에 나오도록 하였다. 컴퓨터에 앉힌 후 여행하면서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모두 적어보라고 하였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글을 一瀉千里로 써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게임을 많이 해서인지 한글 치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 옆에 앉아서 보다가 너무나 놀라워 어쩔 줄 모르는 나를 발견하였다. 왜 그동안 건희의 잠재력을 발견하지 못하였을까?

건희가 집으로 가고 난 뒤에 건희가 쓴 글을 자세히 읽어 보았다. 어린 마음에 다가온 큰 유럽이 비교적 잘 나타나 있었다. 국어과 각 영역의 실력이 뛰어나 항상 칭찬을 듣는 형석이가 사진작가인 할머니를 따라 중국에 다녀와서 적은 중국여행기의 글과 비교해 보면서 보고 듣는 새로운 것들이 마음에 끌려 우러나는 느낌을 꾸밈없이 자연스럽게 적어내려 간 건희의 글이 왜 이토록 끊이지 않는 감동을 일으키는지.

여기 건희의 유럽여행기를 올려본다.(맞춤법에 맞지 않는 부분은 일부 수정하였음)

유럽여행을 가는 날 이른 새벽에 엄마가 나를 깨우셨다. 졸리는 눈을 비비며 이불속에서 나왔다. 아빠는 어느 새 일어나셨는지 모든 준비를 하고 계셨다. 큰 기지개를 펴고 욕실로 가서 양치하고 세수했다. 엄마가 사주신 새 옷을 갈아입고 엄마에게 여행을 잘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하고 아빠와 함께 큰 여행 가방을 들고 대문을 나섰다.

공항 리무진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비행기를 타면 어떤 느낌일까? 또 내가 여행할 나라는 어떤 모습일까? 드디어 공항버스가 왔다. 한참을 달려 인천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처음 보는 인천 공항은 너무나 웅장하고 멋있었고 무척이나 컸다. 아빠와 나는 가이드와 약속한 장소로 갔다. 그런데 아빠가 약속장소를 찾지 못하셨다. 아마도 인천국제공항이 너무 넓어서 그러신 것 같다. 아빠는 전화로 연락을 해서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여행을 안내할 분은 여자 가이드였는데 여행할 곳과 여러 가지 설명을 들었다. 조금 후에 같이 여행할 부산에서 온 동규 형네와 만났다. 순범이 형도 왔다. 다른 분들은 비행기 탑승하는 곳으로 온다고 가이드가 말했다. 우리는 출국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 타는 곳으로 갔다. 우리들은 27번 게이트를 확인하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나와 동규 형은 햄버거를 먹는다고 하고 아빠는 비빔밥을 드셨다. 햄버거가 너무 커 반 밖에 못 먹고 아빠한테 햄버거를 드시라고 했다.

탑승시간이 되어 비행기 타는 곳으로 갔다. 다른 분들도 모두 와 있었다. 드디어 비행기에 타기 시작했다. 내 자리는 창가였다. 밖을 내다보니 너무나 높았다. 안내말씀이 들려왔다. 비행기가 이륙해서 스위스 취리히 공항에 몇 시에 도착하는지 말씀하셨다. 조금 뒤 비행기는 천천히 이동하더니 굉음을 내며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귀가 멍멍하고 기분이 짜릿했다. 하늘에서 창 밖을 보니 구름이 내 밑에 있었다. 산과 바다, 배가 조그맣게 보였다. 비행기가 구름 위에 있을 때 반짝반짝 보석을 뿌려놓은 듯 환상적이었다. 승무원 누나가 음료수를 건네주었다. 또 내가 어린이라고 장난감 자동차도 주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몰랐는데 비행기에서 저녁식사가 나왔다. 저녁을 먹고 잠이 들었다.

어느새 비행기는 중국을 지나 몽골을 거쳐 우랄산맥을 넘어 유럽 대 평원을 지나고 있었다.
나는 아빠에게 언제 유럽에 도착하느냐고 여쭈어 보았다. 아빠는 1시간 30분 후에 취리히 공항에 도착한다고 하셨다. 너무나 지루했다. 13시간동안 비행기 안에만 있으니...승무원 누나를 불러 음료수를 달라고 부탁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조종사 아저씨가 안내했다. 5분 후에 취리히 공항에 착륙하니 안전벨트를 매라는 것이었다. 비행기는 활주로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가방이 모노레일을 탔다. 가방을 찾아서 나오며 아빠께 우리가 외국사람인가요? 하고 물으니. 아빠가 웃으며 그렇다고 했다. 우리 일행들은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전세버스를 타고 인터라켄으로 향했다. 인터라켄 숙소에 도착하니 스위스시간으로 밤10시 30분이었다. 가이드 누나가 내일 여행일정을 이야기하고 동규형 하고 숙소로 올라갔다. 짐을 풀고 씻은 다음 너무 피곤해 잤다.

7시 30분 아침을 먹고 윙 프라우로 가는 기차역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니까 다리가 너무나 아팠다. 그래서 난 아빠한테 좀 쉬어 가자고 했다. 아빠는 천천히 오라고 하시면서도 자꾸만 빨리 걸어 가셨다. 그래서 난 뛰어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기차역에 드디어 도착했다. 기차역 앞에서 사진을 찍고 기차 안으로 들어가서 앉았다. 가이드가 하는 말이 이 기차는 신기하게 산을 올라간다고 했다. 난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차가 올라가는데 속도가 너무나 느려서 가대한 만큼은 못 되었다. 다 도착하여 윙 프라우에서 사진을 찍고 더 내려갔다. 그런데 온통 얼음이었다. 걸어가는 바닥도 얼음이다. 여기서 스케이트를 타면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얼음에 앉아서 사진을 찍고 다시 올라갔다. 코코아를 마시고 아빠와 함께 동생하고 엄마한테 편지를 보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서 기차를 타고 가는데 뒤로 가는 것이 참 재미있었다. 기차에서 내리니 눈이 내렸다. 나는 한국에도 눈이 올까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또 다시 버스를 타고 호텔로 갔다.
아침에 TV를 켰는데 TV가 안 나온다. 짜증이 났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난다. 빨리 일어나라는 소리였다. 아침으로 치즈가 나왔는데 맛이 없다. 그래서 난 조금만 먹었다. 버스를 타고 어디서 내려주는데 그 앞에는 큰 성이 하나 있었다. 그 성의 길이는 무척이나 길었다. 거기서 한 남자가이드를 만났다. 그 남자가이드가 이 성의 길이와 역사에 대해서 복잡한 설명을 했다. 그리고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갔다. 입맛에 맞는 것이 없어서 조금 밖에 못 먹었다. 난 너무 배가 고팠다. 또 버스를 타고 이번엔 다른 호텔로 갔다. 호텔에서 세 번째 밤을 자는 것이다.

자고 일어나서 동규형이 리모콘 버튼을 누르니 갑자기 텔레비젼이 켜졌다. 나는 볼 것이 없어서 축구나 봤다. 그런데 해설 하는 말도 다 다른 나라 말이라 그냥 보기만하고 소리를 못 들었다. 지하로 가서 아침을 먹는데 처음 먹었을 때 하고 맛이 달랐다. 맛있게 먹었는데 배가 불러서 도저히 다 못 먹었다. 그리고 아탈리아의 어떤 성당에 들어가서 기도를 하고 나와서 보니 집 벽에 무슨 여자 그림이 있었다. 알고 보니 그 여자가 그 집에 살았다는 것이다. 버스를 타고 어디 갔는데 거긴 베드로 대성당이었다. 거기 들어가니까 길이가 길고 높이도 높았는데 남자가이드가 천장을 보라고 했다. 그 천장은 금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거기서 사진을 찍고 밖으로 나와서 분수가 있는 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난 사진을 그만 찍고 싶은데 아빠는 계속 찍으라고 한다. 사진을 찍고 모두 모였다.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스파게티가 나왔다. 스파게티 모양이 이상하였다. 네모 모양의 스파게티였다. 그 스파게티를 먹고 나와서 가방을 놓고 왔는데 남자 가이드 아저씨가 나한테 내 가방을 찾아 주시며 한눈팔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무슨 계단에서 사진을 찍고 분수에서도 사진을 찍었는데 순범이 형이 짚시에게 당하고 말았다. 10유로를 주고 건강 팔지를 샀는데 그 짚시가 실로 뭘 하다가 갑자기 손목으로 들어간 것이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내가 찍기 싫어하는 사진을 아빠가 자꾸 찍으라고 했다. 그러던 중에 버스가 와서 호텔로 갔다

아침에 일어나니까 어제와 똑 같은 것이 나왔다. 맛은 있었지만 조금 질리기도 하였다. 그래서 거의 안 먹었다. 이번엔 무슨 박물관을 보았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가는데 남자 가이드 아저씨가 지붕을 보라고 하셨다 지붕이 우산 모양으로 생겼다. 그리고 동상을 보고 그림도 모았다. 가이드가 이 그림은 유명한 미켈란젤로라는 사람이 그린 천지창조라고 하셨다. 그리고 지붕에도 그림이 있었다.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가이드가 천지창조 그림에 부서진 조각이 있다고 하며 찾아보라고 했다. 다른 사람하고 아빠는 찾았는데 나는 너무 어려워서 못 찾았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무슨 돌 있는 데로 갔는데 시저의 무덤이라고 하였다. 순범이 형이 무슨 황제의 무덤이 이러냐고 했다. 버스를 타고 호텔로 가서 잠을 잤다. 오늘은 미이라가 있는 데로 갔는데 거기가 폼페이라고 하였다. 폼페이는 유명한 유적지라고 했다. 화산재가 사람한테 묻어서 사람이 석화처럼 굳어 있었다. 그런데 두개 밖에 못 봤다. 왜냐하면 두개만 남기고 모두 다른 박물관으로 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날 모두 모여 사진을 찍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너무나 신나는 유럽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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