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심리학자 맥그러거(McGregor)의 X,Y이론을 학생들의 생활 태도에 비추어 보면 흥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비록 정확한 데이터는 아니라 하더라도 현직 교사로서 X이론에 해당하는 방향으로 학생을 지도하느냐 Y이론에 해당하는 이론으로 학생을 지도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반응은 전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게 된다.
X이론은 성악설의 입장에서 지도하는 경우이고, Y이론은 성선성의 입장에서 지도하는 경우이다. 두 상황이 모든 학생에게 공정하게 적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하더라도 대체로 Y이론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경우가 더 많다. 각 반의 경우만 보더라도 소위 관심 대상아라고 여기는 학생은 극히 소수의 아이들이 이에 해당된다. 이들은 행동면에서 타 학생에 비해 거칠고, 타인에 대해 온정을 베풀기보다는 받기를 원하는 쪽이 많다. 불구가정일 경우는 대체로 이런 유형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방어기제(防禦機制)란 능력 부족, 결함, 실수로 욕구 불만이 생길 때, 자신을 방어하려는 적응 상태이다.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투사(投射)”를 들 수 있다.
“투사”란 자기 축소라는 형식을 취해 동일시함으로써 자기가 가지고 있는 욕구 불만이나 약점을 다른 대상에서 발견하는 기제이다. 이 기제는 자신의 실패의 책임을 외계에 전가시키는 작용으로 일어난다고 한다. 학생들의 행동을 예의 주시해 보면 이런 특이한 현상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교실 통로에 물을 뿌려 놓은 곳에 한 학생이 서둘러 지나가다가 미끄러지면, 그 학생은 그 자리에서 자신을 책하기보다는 물을 뿌린 사람을 책하는 경우가 많다. 수업 시간에 핸드폰이 울려서 가져오라고 하면 제가 하지 않았어요, 핸드폰이 울리는 데 어떻게 해요라고 오히려 핸드폰에 자신의 잘못을 돌린다. 요즘 학생들의 추세가 그런지는 모르지만 지도할 때마다 학생들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보다는 타인으로 또는 다른 대상으로 돌리는 경우를 흔히 본다.
X이론으로 학생들을 지도할 경우 교사는 학생을 불러서 “이리와, 그러지 마라, 다음부터 조심해”라는 보편적인 지도 관례에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좀더 깊이 들어가 Y이론으로 학생을 대할 경우 잘못을 범하는 경우가 있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저 학생은 너무 착해, 그러니 지도도 필요 없을 정도야”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이런 학생들 중에 가정이 몹시 불안한 경우나 친구 관계, 이성 문제, 성적 문제 등으로 어느 날 갑자기 사건을 일으키는 일이 있다. 이것이 바로 Y이론에 해당하는 학생으로, X이론에 해당하는 학생으로 분류하여 마음속으로 지도할 때 나타나기 쉬운 오류다. 현장을 지켜가는 교사는 이런 사례를 접하기는 쉽지 않지만 다시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