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사회변화에 가장 강력히 저항하는 집단이 학교 선생님들"이라고 지목했다. 그것도 국내가 아닌 해외 순방 중에 전체 교원들을 폄하하고 모독한 것은 대통령의 비교육적 처신과 교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그동안 대통령은 기피학교와 선호학교, 실업고와 일반고, 강남과 비 강남, 부자와 가난한 자 등 사회를 흑백 논리로 갈라놓음으로써 오히려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기는커녕 이해가 엇갈리는 집단간의 대립을 부추기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는 처신을 해왔다.
물론 이번 발언은 대통령이 올해의 역점과제로 천명한 '교육개방' 의지가 짙게 깔려 있는 것으로 한․미 FTA 협상을 앞두고 교원집단의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여론조성용이라는 색깔이 농후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그 어떤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당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고 참여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처럼 한 나라의 중요한 교육정책을 두고 교육공동체간의 활발한 논쟁과 합의 도출 과정을 거쳐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가 추진하려는 정책이 국민 앞에 떳떳하고 실효성이 있는 것이라면 해당 구성원이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득하고 이에 걸 맞는 여건 조성을 해야 하는 것은 정부의 몫인 것이다.
교육현장의 실상과 여건을 모르고 무리하게 강행만 하려는 개악법안에 대하여 개선과 여건 조성을 촉구하는 것은 교육공동체 구성원이자 교육의 주체인 교사로서 당연한 권리이며 의무인 것이다.
정부 여당에서는 이런 무책임하고 편협적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총선에서 교원 표의 이반을 염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러지 않아도 우리 교직사회는 교육발전을 위하여 올바른 선택을 할 준비가 이미 되어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