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간지에 ‘[교단일기] 교무실서 화장하는 여교사’(경향신문 2006.03.14)라는 글이 실렸다.
내용인즉, 여교사가 출근해서 책상에만 앉으면 앞자리에 남자가 있거나 말거나 거울 앞에서 콤팩트를 두드리며 화장을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한 학기를 참고 있던 맞은 편 남교사가 마침내 폭발하여 서로 언성을 높이며 다툰 것을 두고 교원의 지나친 여성화 문제를 다루었다.
청주에 있는 봉덕초등학교는 금년도 교장, 교감을 제외한 교원 100%가 여교사로 채워졌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의 여교사 비율은 각각 71.0%, 62.3%, 37.6%로 평균 57.0%이며 유치원(98.8%)까지 포함하면 67.3%, 초․중학교는 약 66.7%에 달한다.
여성의 교원 비율이 급증하는 현상은 교육현장이 공정한 실력 경쟁을 통해 여성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이고 상대적으로 차별이 적은 부문임을 반증해 주는 것이다.
특히 최근 교사가 인기 직종으로 급부상하면서 올해 서울지역 초등학교 교사 임용시험 합격자중 여성비율이 90%에 달하는 등 전체 교원 임용고시 합격자 80% 이상을 여성이 차지하고 있는 추세이고 보면 몇 년 안에 학교에서 여교사의 비율은 70~8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 교원의 비율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도 이미 교직은 여성이 다수를 차지하는 직업으로 인식되어 있고 우리보다 훨씬 일찍 교원의 여성화가 이루어진 서구사회에서도 이를 둘러싼 여러 가지 논쟁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담 학급이 있어 다소 자유로운 초등학교에 비해 다인수가 모여 생활하면서 남녀간의 개인차가 무시되는 교무실에서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제기될 문제이다.
그렇다고 교직의 지나친 여성화를 개선하기 위하여 교원 임용 시 남성을 일정 비율로 채용하는 것은 공개경쟁 원칙 및 남녀평등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어 이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또한 수업의 질 측면에서도 세심하고 자상한 여교사의 경우에 더 낫게 나타날 수 있는가 하면, 학교나 교실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유지하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확보해 학생들의 정의적 측면의 교육성과를 크게 거둘 수 있다.
가정에서도 아이들은 엄마가 잘 키우고 상담해주듯이 학교에서도 교원의 압도적인 여성화가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적절한 역할 분담과 전문성 함양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여교사의 교무실에서의 화장을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교사의 개인 또는 과목별 공동 연구실을 확충해야 할 것이며 최소한 여교사를 위한 휴게실을 현대화하거나 개인의 사생활 존중을 위한 시설 등 ‘교무실 환경개선 사업’이 시급하다고 본다.
아직도 많은 학교의 교무실은 현대식 OA 시스템은 고사하고 낡은 좌석과 캐비닛, 어지럽게 쌓아놓은 교재 등 아직도 70~80년대의 낙후된 모습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단순히 학교 현장에 여성 교원의 비율이 커지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우리가 바라는 교사상은 남녀 성차로 구분되는 교사가 아니라 교직에 대한 사명감과 헌신, 그리고 교육적 소질과 능력을 갖춘 교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