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년 전에 국민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려서 많은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었고 흔치는 않았지만 단골 연극의 메뉴였던 이솝우화 <양치는 소년>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재 우리 교육의 정책을 책임지고 이끌어 가고 있는 사람은 교육인적자원부의 김진표 장관이다. 그런데 J일보 사설에 어느 누구보다도 가장 신뢰를 받아야 할 김진표 장관이 수시로 말을 바꾼다는 주장에 공감이 가면서 양치는 소년의 이야기가 생각나는 것은 어쩐 이유일까..... J일보가 김진표 장관이 수시로 말을 바꾼다는 주장은 이렇다.
김진표 장관은 경제부총리 시절 여러 차례 자립형 사립고 도입을 주장했고 지난해 12월에도 자립형 사립고 확대를 주장했다. 그런데 노대통령이 올 초 교육의 양극화 문제를 거론하고, 여당 내에서도 자립형 사립고는 귀족학교라며 반대하자 김 부총리는 자립형 사립고의 확대는 없다. 라고 주장했으며 서울대가 2008년 입시에서 통합 논술을 확대하겠다고 하자 김 부총리는 환영했는데 며칠 뒤 노 대통령이 서울대 발표에 대하여 부정적인 언급을 하자 김 부총리는 또 말을 바꿔 대학입시 담당자들에게 학교생활기록부 비중을 높이고, 논술 비중을 낮춰 달라고 요청하면서 "따르지 않으면 행.재정적 제재를 하겠다"고 하였다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교육인적자원부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갈 장관의 자질이 되는지 극히 우려된다.
우리 교육이 이제까지 발전하지 못한 이유가 많지만 가장 큰 이유 하나가 현장의 의견을 무시하고 당리당략이나 높은 분의 코드에 맞추는 식의 정책 추진이 되어 왔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그 구체적인 예의 하나가 이해찬 장관시절 고령교사 한사람을 내보내면 젊은 교사 세 사람을 임용할 수 있다는 엉터리 경제논리를 교육에 접목하려다 실패하고 지금도 우리 교육의 현장이 교원의 법정 정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실패한 정책을 증명해주고 있다.
우리 교육은 지난 3공화국부터 6공화국까지 몇 십년 동안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였던 일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교육의 수장은 무엇보다 뚜렷한 교육철학을 갖고, 장기적인 교육정책을 펼쳐야 한다. 김 부총리의 지금까지 행동은 부적절하여 실망감만 줄 뿐이며 교육부장관은 철학에 따라 교육정책을 펼쳐야 하며 교육에 어느 정도 전문가의 자질이 요구된다.
얼마전 김진표 장관은 국회에서 김영숙 의원과의 교육위의 정책질의 응답에서 “전문직 교원은 교육만 알지 행정을 모른다”라고 주장을 했다지만 교육도 행정도 모르고 자기 철학도 없이 말 바꾸기를 밥 먹듯 하는 장관은 과연 어느 쪽에 속하는가? 이제는 "정권과 코드를 맞출 것이 아니라 철학에 따라 교육정책을 펼쳐라“ 라는 주장도 하기 싫으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과거에도 자신의 교육철학을 지키려다 퇴진당한 교육 수장들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아울러 군자표변(君子豹變 : 군자는 허물을 고쳐 올바로 행함이 아주 빠르고 뚜렷해야 한다 )의 뜻을 새겨보는 장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