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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죽음의 '입시 트라이앵글', 그들의 절규

최근 수험생뿐 아니라 일반 네티즌에게도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라는 동영상을 보았다.

지난 고3 수험생들의 ‘촛불집회’에 이어 교육당국을 긴장하게 만드는 이 동영상은 구구절절 가슴을 찌르는 듯한 그들만의 절규가 배어있어 교사이자 학부모로서 연민의 정과 아울러 착잡함을 느끼게 했다.

입시 스트레스로 자살한 사건 등의 보도 화면을 시작으로 '누가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을 미치게 만드는가?'라는 주제로 전개되는 이 동영상은 2008학년도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입시 제도를 내신, 수능, 논술의 반영률이 거의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삼각형(Triangle)으로 표현하고 정부, 교사, 학원, 대학 등의 합의로 만들어진 이 '죽음의 트라이앵글'에서 희생되는 것은 오직 수험생뿐이라고 단정한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만 두 번의 시험으로 대학을 간 본고사 세대, 단 한 번의 수능시험으로 당락이 결정되었던 수능 세대와 달리 내신, 수능, 논술 등 대략 열다섯 번이나 시험을 치러야 하는 새로운 입시제도야 말로 사상 최악이며 이는 결국 수험생들이 떠안아야 할 고통일 수밖에 없다.

학생의 입장에서 보자. 학생부 비중이 높아지고 수능시험도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해 출제되므로 고교 1학년 때부터 학생부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학생부와 수능이 9등급제로 되면서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대학별로 논술과 면접의 비중이 확대될 것에 대비해 폭넓은 독서도 해야 한다.

여기에다 수능에서도 상위 등급을 받아야 유리해 수능 성적은 여전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수험생은 만능이어야 하고 이 때문에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라는 푸념이 나올 만 한 이유가 되는 것이다.

수험생들이 고통 받지 않는 입시제도가 과연 존재할까?

교사들은 단 한번으로 인생이 결정되는 수능 제도 보다는 평소 학교에서의 공부와 생활을 충실히 한 학생들이 우대받기를 바라고, 눈 덩이처럼 커져만 가는 사교육비를 줄인다는 명분을 가진 정부는 고교를 서열화하면서 본고사에 준하는 논술 시험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대학 측과 팽팽히 대치하고 있다.

여기에다 학생과 학부모, 아니 이 사회가 대학을 서열화하는 인식이 사라지지 않는 가운데 대학은 대학대로 우수 인재를 선점하여 땅 짚고 헤엄치려는 욕심을 버리지 않고 있어 수험생과 공교육, 대학이 긋고 있는 평행선은 끝없이 계속될 것이다.

정권만 바뀌면, 아니 한 정권 내에서도 해마다 변해가는 입시제도에 고통 받는 것은 결국 수험생들이다. '누가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을 미치게 만드는가?'라는 수험생들의 절규에 누구인들 명쾌한 대답을 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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