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 개학과 동시에 전북 완주에서는 급식을 먹은 학생 40여 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 이어서 제천과 대구, 광주 등에서도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인 학생들은 4월 달 들어서만 2백여 명. 이런 상황에서 영양사도 없이 어린 유아들을 가르치고 있는 농어촌의 유치원의 급식 실태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읍, 면소재지에 유치원이 최근에 늘어나고 있다. 수지타산도 맞지 않을 터인데 시골에 유치원이 늘어나는 이유는 정부의 농어민 자녀 학비 지원 시책에 따라 최고 70%까지 보조를 해 주는 것에 있다. 이런 틈을 이용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는 유치원에 영양사 없는 급식이 늘고 있음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유아의 영양은 성장의 밑거름 역할
원아들이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저 귀엽기만 하고 먹는 것조차도 애무를 자아내고 싶을 정도다. 이런 원아에게 영양도 맞지 않는 음식을 공급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참으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유치원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4세반, 5세반, 6세반 7세반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런 아이들이 무엇을 알 것이며 무엇이 나쁜 것인 줄 어찌 알겠는가? 주는 대로 먹고 이끌어 가는 대로 따라 가는 이들에게 기성세대들은 진실한 양심으로 가장 신선하고 가장 건강한 식품을 제공하여 이들의 건강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유치원의 식당 실태는 어떠한가? 시골 읍, 면소재지 여느 곳 할 것 없이 사립유치원에 영양사를 두고 운영하고 있는 곳은 거의 아니 아예 없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뜻하다. 영양사에 대한 이야기도 2005년 3월 유아 교육법이 바뀌면서 집단급식소로 등록된 유치원 식당에 급식 인원이 100명이 넘을 때는 영양사를 두어야 한다고 한다. 각 구청의 위생과 집단급식담당자는 유치원에 영양사를 두지 않고 유치원을 운영할 때에는 정기점검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영양사를 두고 있는 읍, 면소재지 사립유치원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런 무방비한 유치원의 급식실태에 대해서 일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어린 유아를 볼모로 영업행위를 하듯 제대로 된 영양을 공급하지 않는 경우 엄한 행정지도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제2의 급식문제가 또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는가?
시골일수록 도시보다 학부모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덜한 것은 보편적 현상이다. 경제적인 어려운 여건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정부의 지원이 최대 70%에 육박하고 있으니 이들이 정부의 혜택을 받는다는 미명아래 유치원에 대한 소원도 소홀하고, 유치원은 학부모로부터 받아들이는 학비가 미미하다는 핑계로 원아들에게 제공되는 음식물에 대해서 정성을 기울이지 않게 될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어린 원아들이 불만을 토로한다거나 투정을 부리는 일은 거의 없는 상태이기에 이들에 대한 영양 실태는 어느 집단보다도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고 더 위생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상황인데도 이들에게 제공되는 식탁에 영양사 없이 만들어진 음식이 제공되고 배식도 원아들이 공부하는 방에서 이루어지는 등. 불결하고 건강하지 못한 환경에서 희생되는 원아들의 모습은 일부 파렴치한 유치원의 운영 실태에서 엿볼 수 있다.
영양사는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
유치원에 영양사는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이다. 유치원은 정부의 보조를 받으면서도 유아의 건강을 돌보기보다는 영양사 채용에 비용문제만을 앞세운다. 따라서 영양사 없이 유치원 식당을 운영하는 당사자에게는 행정지도를 통해 바로잡아 갈 때 학교 급식의 문제점이 표면으로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우후죽순처럼 설립되고 있는 사이에 이들의 검은 손은 어린 원아들의 건강을 해하면서 영업을 위주로 하는 상황을 만들어 낸다면 이는 교육이 아니라 교육을 빙자해서 법망을 피해가는 교사범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어머니 모니터링 제도도 운영하지 않는 유치원의 상황은 통제없는 무법천지와 다름없다. 어린 원아들의 건강을 담보로 돈을 벌어 보겠다는 얄팍한 교육자가 있다면 이는 하루빨리 시정되도록 관계당국은 관심을 쏟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