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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진실한 권위가 살아있다고요?

“나는 선생님들의 진실한 권위는 아직도 살아 있다고 생각한다. 물이 흐릴 때 계속 흙탕물이 들어오면 그 물은 영원히 맑아질 수 없지만 맑은 물이 졸졸 흘러들어오고 맑은 물이 많아지면 장차는 그 물은 전체가 깨끗해지는 것이다”. 지난 17일 스승의 날을 맞아 모범 교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하신 말씀이다. 훌륭하신 말씀이다.

그러나 그 '진실한 권위'는 뭐고, '흙탕물과 맑은 물' 논리는 또 뭔가. 이는 마치 ‘교단이 흐린 물이고 여기에 흙탕물이 계속 흘러 들어와 맑아질 수 없다. 맑은 물이 적어서 물 전체가 깨끗해지지 못한다’며 작금의 교육 문제를 현장의 교사들에게 전가하려는 뜻으로 비쳐져 그 본의에 관계없이 부적절한 표현이다. 이는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 나무라는 격’ 이다.

지금 우리의 정부의 교육정책은 교단의 물을 맑게, 그리고 풍부하게 하기는커녕 교육 수장과 국회의원, 대통령까지 앞장서서 흙탕물을 일으키도록 조장하고 그나마 맑은 물의 흐름마저 막아버리려는 태세다. 미래를 위한 교육정책을 입안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직사회와의 공감대와 논의는커녕 스승과 제자를 갈라놓고 교단의 갈등과 혼란을 가중시키는 악법을 강행하고 있다.

이런 대통령이 '진실한 권위' 운운할 수 있는가. 정부는 교단의 긍지와 사기를 회복시킴으로써 스스로 자정하여 맑은 물이 넘쳐나는 교육의 하천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자칫 교직사회에 맑은 물 타령만 하다가 계곡 웅덩이에 갇혀 하루하루를 혹시 내릴지도 모를 빗줄기에 연명하는 물고기 신세가 되지 않도록 올바른 교육정책을 펼쳐 내일에 대비할 것을 촉구한다.

문제가 심각할수록 서두르면 안 된다. 급하다고 부실하게 판단하면 생각지 못한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긴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인을 분석하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문제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과 현장의 경험을 중시해야 한다.

"대통령 각하, 선생님들의 '진실한 권위'가 살아있다고요? '권위'는 그만두고라도 제발 마지막 남은 우리들의 '자존심'만이라도 짓밟지 말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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