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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권침해와 선악과

청주시내 모 초등학교 여교사가 일부 학부모들에게 무릎을 꿇은 일이 발생해 교육계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교사가 강압적으로 급식을 지도했다면서 그 교사를 징계하도록 학부모가 항의했다는 소식을 접하는 한 교사로서 분함을 금할 수 없었다. 비록 사유야 구체적인 것은 잘 모르겠으나 교사가 무릎을 꿇어야 할 만큼 잘못된 것인지 의심스럽다. 중징계를 받을 만큼 잘못되었다면 행정적 조치를 받을 일이지 교사가 학부모 앞에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수치 중에 수치가 아닐 수 없다.

특히나 학생들이 교사에 대한 바람직하지 못한 일들이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고 있는 시점에서 학생에 대한 교사의 권위를 강화시켜야 하고, 학생에 대한 징계를 강도있게 해야 한다는 소리가 드높아 지는 이 시점에 교사로서의 위상이 하강된다는 것은 교육부가 아담과 이브에게 선악과를 잘못 먹인 것은 아닐까?

교사와 학부모간 갈등은 교육부의 선악과 탓

학교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계층이 사회의 어느 계층보다 학부모의 집단이다. 학교의 운영위원회는 학교에 대한 운영을 보다 민주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 만들어 지는 학교의 심의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사이에 학교에 주인은 마치 학부모가 주인인 양 예사로 학교에 목소리를 드높여 학교에 교사들의 사기를 꺾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 보편화 되었다.

교사는 권위를 먹고 사는 집단이 아니다. 그렇다고 부를 축적하기에 좋은 위치도 아니다. 오로지 순박한 학생들과 때 묻지 않은 심성으로 진리의 전당을 지켜가고자 하는 것이 교사 집단이다. 이 집단이 사회로부터 학부모로부터 학생으로부터 도전을 받기 시작한 것은 교육부가 선악과를 교사와 학부모에게 잘못 먹인 탓은 아닌 지. 교육부가 추진하고자 내세운 여러 안건이 두 계층 사이에는 갈등을, 집단 내에서는 불신을, 개인 간에는 회의를 각각 불러 일으켰다고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루었다고 내세울 만한 것이 있는가?

그렇다고 모든 책임을 교육부로 던지고자 하는 생각도 없다. 학교에서는 교사 자신들이 지켜야 할 고유의 권한을 지켜가지 못한 것이 큰 흠이라고 한다면 흠일 것이다. 교권은 타인이 지켜주는 것도 아니다. 학교의 자잘한 일을 학교 측이 학생의 입장에서만 일을 해결하는 것은 오히려 교권을 추락시켜 가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일은 원칙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교사가 교사의 권위를 지켜가는 것은 엄격한 학교 규율을 강화시켜 나가면서 청소년전문기관과의 연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안이 고려될 수도 있다.

교육부가 선악과를 먹인 두 계층이 자기를 되돌아보게 했다는 면에서는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서로를 질시하고 헐뜯는 양상으로 나타나는 빈도가 많음에 문제가 있고, 언론도 학교의 불미스러운 일을 타 기관의 부패고리와 같은 측면에서 공공연히 확대시켜 나감으로써 자라나는 학생들로 하여금 교사에 대한 불신과 학교에 대한 불만을 갖게 했다는 측면도 있었다. 자잘한 것은 소리없이 해결해 나가는 것도 자라나는 세대를 교육시켜 나가는 기성세대의 위상을 드높이는 길이 될 수도 있음을 우리 사회는 간과하고 있음도 슬픈 일이다.

교권은 교사의 철학으로 지켜야 한다

교권이 추락하는 시대에 교권을 지켜가려는 안간힘을 쏟는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교사의 권위가 추락하는 이 시대에 교직을 희망하는 학과가 늘어가고 있다는 것도 아이러니다. 교사의 권위를 지켜주지 못하는 교육부, 교사의 입장을 지지해 주지 못하는 학교가 교사의 권위를 더 실추시키는 것은 아닌 지 곰곰이 생각하게 한다. 하지만 학교의 교사, 학교의 학생, 가정의 학부모 모두가 서로를 서로 지켜가는 자기 선이 있어야 한다. 자기선을 지켜가려는 자정노력이 지금의 학교사회에서는 절실하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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