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각 회사에 근무하시는 분들이 여름휴가를 갔는지 차가 많이 보이지 않고 출근하기가 편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휴가를 즐기지만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학교를 향하는 모습을 그려보니 감사한 마음이 생깁니다.
아침 일찍 출근하시는 한 젊은 여선생님께 휴가를 가지 않느냐고 물으니 보충수업 끝나고 가려고 한다고 하네요. 가장 더울 때는 수업을 하고 더위가 한풀 꺾이면 휴가를 간다고 하니 한편으로 미안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고맙기도 하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어제 ‘자녀들은 꿈과 사랑을 먹고 자란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자녀들은 꿈과 사랑을 먹고 자라는 나무와 같다.’ ‘자녀들은 마치 아무것도 쓰지 않은 하얀 종이와 같다. 거기에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 그들의 인생이 결정된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학생들은 꿈과 사랑을 먹고 자라기에 꿈을 키워줘야 합니다. 그것도 좋은 꿈, 가치 있는 꿈, 진정한 꿈을 꿀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부모의 일이고 선생님의 일입니다. 하얀 백지에 어떤 설계를 하느냐에 따라 한 편의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지듯이 학생들에게 좋은 꿈을 가슴에 품고 그려나가야 가치 있는 인생을 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에이브러햄 링컨의 꿈은 흑인들을 노예에서 해방시키는 것인데 그 꿈의 시작은 노예시장에 팔려 가는 한 흑인 소녀를 불쌍히 여기는 사랑이었습니다. 그 꿈은 노예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원대한 포부로 자라났고 그 사랑의 꿈이 실패로 연속되었던 자신을 정복하고, 환경을 정복하고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은 다른 갈매기들과는 다른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선창가에서 먹이나 기다리고 있는 갈매기가 아니라 하늘을 높이 나는 갈매기가 되고 싶었던 것입니다. 조나단이 선창가를 떠나 의미 있는 삶을 위해 하늘을 높이 나는 법을 배웁니다. 그리고 그는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말을 남깁니다.
링컨 대통령의 꿈, 갈매기의 꿈은 남달랐고 가치 있는 꿈이었음을 보게 됩니다. 노예시장에 팔려 가는 한 흑인 소녀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원대한 꿈을 꾸게 만들었고,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은 매일 반복되는 비생산적인 일에서 벗어나고픈 생각이 하늘을 높이 나는 꿈을 가지게 한 것처럼 우리 학생들도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지 이번 여름방학을 통해 한번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지도했으면 합니다.
99년 3월부터 6개월 동안 울산교육수련원에서 교육연구사로 근무할 때 심성계발시간에 ‘나의 고민’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그 고민에 대한 도움말은 다른 학생이 써서 발표하는 시간에 임시교사로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성문제, 가정문제 등이 주류를 이루는 실업계 여고생들과는 달리 인문계 여고학생이라 진학문제, 건강문제, 다이어트문제, 성적문제 등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그 중 한 학생의 고민이 특이하더군요.
‘내가 꿈꾸는 미래 삶의 모습은 두 가지이다. 남을 위해 살 수 있는 이상적인 삶의 모습과 내가 하고 싶어 하고 원하는 것을 하며 살아가는 모습인데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다.’
이와 같이 학생들은 앞으로 어떤 꿈을 갖고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남을 위해 살고 싶어하는 아름다운 모습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위와 같이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링컨처럼, 조나단처럼 인생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에 생을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이 싹틀 수 있도록 잘 이끌어가야 할 것입니다.
가치 있는 일을 위해 높이 날고 싶고, 멀리 보고 싶고 이를 위해 고민하며 몸부림치고 있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선창가에서 먹이만 기다리는 갈매기가 아니라 선창가를 떠난 의미 있는 삶을 향해 비상하는 훈련을 거듭한 것 같이 자신의 고귀한 꿈을 위해 부단히 단련하는 학생들이 되게 해야 할 것입니다.
교육은 꿈입니다. 학생들이 가치 있는 것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 바로 교육입니다. 그래서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학교시절에 링컨과 같은 원대한 꿈, 갈매기와 같은 비상의 꿈을 꿀 수 있도록 아래 고3학생이 말하는 진정한 꿈을 갖도록 이끄는 게 우리 선생님들의 해야 할 몫이 아닐까요?
끝으로 어느 인터넷 신문에 고3학생이 적은 글을 보았는데 공감이 되어 소개합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만 최고로 여기는 학교에서 대다수의 학생들이 ‘공부 잘해야’ 될 수 있는 법관·의사를 최고의 이상으로 여기고 혼신의 힘을 다해 교과서를 외우고 있는 현실에서 나는 묻고 싶다. 우리, 대한민국의 고등학생들에게 과연 ‘진정한’ 꿈이 있는가. 막연히 명문대 입학,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것, 돈 잘 버는 직업을 갖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이 주체적으로 설계한, 내 인생을 바칠 만한 가치가 있는 ‘진정한’ 꿈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