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총리 임명 안을 놓고 13여 일간의 여·야 정치인들의 공방이 있었다. 그 어느 쪽 하나 양보하지 않을 것 같은 팽팽했던 싸움이 결국 김 부총리의 사의 표명(2일)에 따라 일단락이 지어진 것 같다.
1일 김 부총리는 본인이 자처한 국회 교육위원회 청문회를 통해 논문 표절 및 중복게재 의혹에 대한 진실을 털어놓음으로써 어느 정도 만족해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다음 날 2일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걸림돌이 될 수 없다며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번 일로 정부는 각계각층에서 흘러나온 쓴 소리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다.
그런데 김 부총리의 사의 표명을 두고 여·야 모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본인의 학자로서의 명예를 회복한 연후에 대통령과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용단으로 높이 평가한다."(열린우리당) "김 부총리가 물러난 것은 민심에 따른 결정으로, 환영할 일"(한나라당)
이는 곧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가. 김 부총리가 교육부총리로서 부적격자임을 인정한다는 이야기가 아닌가.좀더 신중하지 못한 정부의 처사가 정말이지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아무튼 늦은 감은 있지만 자리에 연연하지 하지 않고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인지하고 모든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인 김 부총리의 용기는 대단하다고 본다. 그래서 일까? 청문회를 마치고 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김 부총리는 기분이 좋았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고 한다.
사실 김진표 부총리의 사임에 이어 신임부총리로 누가 물망에 오를까 많은 사람들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어떤 사람은 "누가 그 자리에 있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라고 비꼬는 사람들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부처님과 예수님'을 합쳐 놓은 사람을 그 자리에 앉혀 놓아야 된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일로 국민들의 심려를 끼쳐준 것에 대해 깊이 사과하고 청와대 코드에 맞춘 인사가 아닌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인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아직도 해결되어지지 않고 있는 교육현안들이 많다는 것을 직시하여 빠른 시일 내에 부총리의 인선을 마무리 지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국민의 불안과 불만을 최소화시키는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교육이 백년대계인 만큼 빈번한 장관의 교체로 인해 우리의 교육 정책을 뒤흔들어 놓아서는 안 된다고 본다.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선다'라는 말이 있듯 이로 인해 국민의 정서가 불안해 지면 국가가 위기 상황까지 이르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차기 교육부총리로 누가 물망에 오를지는 모른다. 다만 우리의 교육 현실을 바로 알고 몸소 실천할 줄 아는 청렴결백한 사람이 임명되기를 기대해 본다. 진료보다 처방을 잘해주는 의사가 환자에게 중요하듯 국민 모두는 우리나라에 현재 만연하고 있는 입시라는 중병을 잘 치료해 줄 수 있는 부총리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무더위 속에서 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방학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으로 지쳐가고 있다. 조변석개(朝變夕改)식의 대학 입시의 변화로 더 이상 이 아이들이 정책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리고 학부모들이 과다한 사교육비로부터 해방되기만을 간절히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