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십니까? 편안하십니까? 태풍 전이라 그런지 더욱 조용한 것 같습니다. 저는 방학이 주는 여유를 최대한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조금 전 어떤 책을 읽으면서 우리 선생님들이 ‘교실 안에서 이렇게 가르치면 학생들이 좋아하겠구나, 기뻐하겠구나, 만족하겠구나, 감동을 받겠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교실 안에서 네 가지의 원칙을 세워 가르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첫째, 사랑으로 가르치라. 둘째, 열심히 가르치라. 셋째, 어려워도 가르치라. 넷째, 나누면서 가르치라.입니다. 이렇게 할 때 학생들이 만족하는 최상의 수업을 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학생들에게 최대의 효과를 가져다 주리라 봅니다.
첫째, ‘사랑으로 가르치라’입니다. 우리가 어린 자녀를 가르칠 때 어떠합니까? 사랑으로 가르치지 않습니까? ㄱ.ㄴ.ㄷ을 가르칠 때 온갖 정성을 기울이지 않습니까? 혼신의 힘을 쏟지 않습니까? 하나하나 따라 읽으며 따라 쓰고 하면 얼마나 기뻐합니까?
교실에 들어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어머니가 어린 자녀를 가르치듯 사랑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교실에 있는 학생들이 바로 나의 자녀와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동생입니다. 나의 제자의 제자입니다. 이런 가족의식이 있어야 사랑으로 가르칠 수 있습니다.이런 가족의식이 있어야 가르치려고 하는 뜨거운 마음이 생깁니다.
학생들에게 유익을 주는 가르침이 사랑으로 가르치는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상처를 남기는 가르침은 사랑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거짓이 없듯이 진심으로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거짓은 쉽게 드러납니다. 학생들도 쉽게 알아차립니다. 위선적인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또 학생들에게 비교해서 가르치면 안 됩니다. 학생들을 얕잡아 보아서도 안 됩니다. 학생들을 낮추어 봐도 안 됩니다. 오직 있는 그대로 한 사람, 한 사람 내 자식처럼, 내 형제처럼 대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가치 있는 가르침이 됩니다. 학생에게 만족을 주는 가르침이 됩니다.
둘째, ‘열심으로 가르치라’입니다. 수업시간 교실을 둘러볼 때면 정말 열심히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열심히 하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교육은 열심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슴에 불을 안고 하십니다. 선생님들에게 ‘열심’을 빼놓으면 시체로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교육은 열심이다. 나의 교육은 열심의 교육이다.’라는 교육철학을 가지신 분들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교육 내용을 가르치는데 열심을 가지지 않고 오히려 교육 외적인 일에 열심인 선생님들을 간혹 보게 됩니다. 학생들에게 수업시간에 가르쳐야 할 내용보다 다른 것 가르친다고 열심입니다. 수업시간에 자기 자랑 가르칩니다. 수업시간에 자기 생각 가르칩니다. 수업시간에 남 비판하는 것 가르칩니다. 이와 같은 열심은 진정한 열심히 아니라 ‘병든 열심’입니다. 남이야 알아주든 말든 수업시간에 가르쳐야 할 내용을 열심히 가르쳐야 합니다.
셋째, ‘어려워도 가르치라’입니다. 수업시간 어려운 내용이 나오면 슬쩍 넘어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알아서 쉽게 가르치려고 하지 않고 무슨 핑계를 대고서라도 넘어가려고 합니다. ‘이건 수능시험에 나오지 않으니까 넘어간다.’ ‘이건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까 넘어간다’와 같은 식으로 혹시 하지는 않는지요?
학생들이 몰라 질문을 하면 ‘그것도 몰라’ 하면서 핀잔주고 그냥 넘어가려 하지 말고 쉽게 알아듣기 쉽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이건 학원에서 다 배웠지. 넘어 간다’ 이런 식으로 해서 넘겨서는 안 됩니다. 선생님이 어려운 것도 있고 선생님은 쉬워도 학생들은 어려워 부분이 있습니다. 그걸 놓쳐서는 안 됩니다.
좀 힘들어도 귀찮아도 어려운 것도 가르쳐야 합니다. 어려운 것을 쉽게 가르쳐야 합니다. 우리가 책을 읽어보면 다 같은 내용이라도 쉽게 쓴 책이 있는가 하면 어렵게 쓴 책도 있지 않습니까? 고상함을 나타내기 위해 어렵게 가르치려 하지 말고 쉽게 가르치는 방법을 연구하고 그렇게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나누면서 가르치라’입니다. 전에도 한번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교육은 나눔입니다. 선생님들의 지식을 나눠줘야 합니다. 선생님들의 고귀한 성품과 인격을 나눠줘야 합니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선생님만이 갖고 있는 전문지식을 아낌없이 나눠져야 합니다. 학생들은 그걸 바탕으로 자기들의 지식이 쌓여갑니다.
컴퓨터가 고장나 기술자를 불러보면 자기가 가진 지식이라고 움켜쥐고 나눠주려고 하지 않음을 보게 됩니다. 그분들은 그게 자기의 생명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선생님들은 무한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나누어주면 생명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이 더 연장됩니다. 더 많은 것을 연구하게 되고 새로운 지식을 더 많이 얻게 되어 나누어줘도 나누어줘도 모자람이 없게 됩니다. 움켜지고 있으면 안 됩니다. 나눠주는 데 인색해서는 안 됩니다.
선생님, 이제 방학이 끝나고 개학이 다가옵니다. 이제 수업시간이 기다려지도록 해야지요. 이냥 하는 수업 멋지게 해야지요. 네 가지의 수업원칙을 한번 되새겨보면 어떨까요? 교실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가르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