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오늘은 푸른 하늘이 개이고 찬란한 햇빛이 나는 날은 아니지만 비가 그쳤으니 다행이지 않습니까? 날씨가 선선한 게 아니라 쌀랑하기까지 하네요. 아직 일교차가 심한 것 같으니 감기 조심하셔야 합니다. 한 선생님께서 기침으로 고생하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말도 제대로 못합니다. 그렇다고 임신 중이라 약도 먹지 못합니다. 환절기 때 더욱 건강을 돌봐야 할 것 같습니다. 또 한 선생님은 아들에게 눈병이 옮아 학교에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고 안타까워하시는 선생님도 계십니다. 어제 보도에 의하면 울산에서도 눈병이 세 배나 번졌다고 하네요. 전염성이 있는 눈병도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소매가 긴 옷을 입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소매가 긴 옷을 입으신 선생님이 많이 보입니다. 계절에 민감합니다. 날씨에 민감합니다. 그래서 반응이 즉각 나타납니다.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당연한 현상입니다. 민감해야 할 때 민감해야 합니다. 반응해야 할 때 반응해야 합니다. 그게 건강한 사람에게는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 있으면 머릿속에 입력합니다. 하지만 입력된 정보는 오래 가지 못합니다. 곧 사라집니다. 그래서 메모합니다. 일기를 쓰기도 합니다. 글을 쓰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메모는 제한된 머리의 한계를 보완해 줍니다. 그러기에 메모는 중요합니다.
메모는 꼭 필요할 때 해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해야 합니다. 낮이든 밤이든 새벽이든 상관없습니다. 생각나면 메모하고 느끼면 메모하고 기쁘면 메모하고 슬퍼도 메모합니다. 화가 나도 메모합니다. 기분이 좋아도 메모합니다. 짜증나도 메모합니다. 몸이 아파도 메모합니다. 상처를 받아도 메모합니다. 즐거워도 메모합니다. 좋은 글을 읽으면 메모합니다. 감동을 주는 글은 메모합니다. 가슴에 와 닿는 글도 메모합니다. 인상을 주는 글도 메모합니다.
사건이 일어나도 메모합니다. 사고가 일어나도 메모합니다. 태풍이 불어도 메모합니다. 화창한 날씨에도 메모합니다. 명절에도 메모합니다. 연휴에도 메모합니다. 연속극을 보고서도 메모합니다. 영화를 보고서도 메모합니다. 친구를 만나서도 메모합니다. 여행을 하면서도 메모합니다. 성공해도 메모합니다. 실패해도 메모합니다. 마음에 상처가 생겨도 메모합니다. 마음이 기쁨이 넘쳐나도 메모합니다.
공부할 때도 메모합니다. 중요하면 메모합니다. 선생님께서 강조하면 메모합니다. 외워야 할 것 나오면 메모합니다. 밑줄 치며 메모합니다. 이중, 삼중 표시하며 메모합니다. 그러면 학습에도 도움이 됩니다.
교육이 바로 메모입니다. 메모를 얼마나 잘 하느냐 잘 하지 못하느냐가 학습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됨을 보게 됩니다. 그러기에 메모가 중요함을 알고 있는 선생님은 학급교훈을 ‘Memo(메모)’라고 정해 놓아 실천하는 반도 있습니다. 3학년 8반인데 그 반은 원로선생님께서 깨달은 바가 있어 그렇게 급훈을 정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도 메모를 참 좋아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생각도 많아집니다. 느낌도 많아집니다. 외로움도 잘 탑니다. 상처도 잘 받습니다. 잘 분노합니다.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것들을 빠지지 않고 메모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돌아서면 잊어버립니다. 그러기에 메모할 것이 있으면 노트에 적기도 하고 컴퓨터에 저장하기도 합니다. 이게 습관입니다. 버릇입니다.
우리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봄도 좋을 듯싶습니다. 메모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꼭 수첩이 필요한 것 아닙니다. 단어장이 필요한 것 아닙니다. 줄글도 좋습니다. 간단한 낱말도 좋습니다. 나름대로 기호사용도 좋습니다. 일기도 좋습니다. 소설도 좋습니다. 수필도 좋습니다. 자기만 알 수 있는 암호도 좋습니다. 저는 주로 줄글을 남깁니다. 다른 사람이 읽으면 몰라보는 것이 많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저는 보면 떠오른 생각들이 되살아납니다.
오늘 아침에 ‘메모의 기술 7가지 방법’을 읽어보았는데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개합니다. ① 언제 어디서든 메모하라.② 주위 사람들을 관찰하라.③ 기호와 암호를 활용하라. ④ 중요 사항은 한눈에 띄게 하라. ⑤ 메모하는 시간을 따로 마련하라.⑥ 메모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라.⑦ 메모를 재활용하라.
우리 선생님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학생들에게도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메모가 곧 산 지식이 됩니다. 메모가 산 지혜가 됩니다. 메모가 삶을 반성하게 합니다. 메모가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메모가 일기가 됩니다. 메모가 한 편의 글이 됩니다. 메모가 편지가 됩니다. 메모가 하나의 작품이 됩니다.
원로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가운데 종종 ‘엠이엠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저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예사로이 듣지 않습니다. 이 말의 뜻을 한번 되새기면서 메모를 습관화하여 알차고 풍성한 삶을 꾸려나가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