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와 토끼가 힘 겨루기를 한다면 누가이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상식적으로 대답할 가치조차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코끼리를 이긴 토끼가 나왔다는 기막힌 사연이 있어서 화제다.
제 13 회 고양 고양시학생체육대회에서는 이런 기막힌 결과가 나와서 모든 관계자들의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었다. 원중초등학교(교장 : 김성남)는 전교생 200명도 채 안 되는<198명> 10학급 짜리 작은 학교가 74학급 3,000여명의 학교부터 12학급의 학교까지 학생수가 더 많은 63개나 되는 모든 학교를 물리치고 고양시 전체 초등학교 71개교 중에서 당당히 종합 우승을 한 것이다. 고양시 전체 71학교 중에서 학생수가 많은 순서로는 끝에서 8번째 밖에 안 되는 10학급 198명의 고양 시내에서는 미니학교에 속하지만, 이번 고양시학생종합체육대회에서 종합 우승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이루어낸 것이다.
이렇게 엄청난 결과를 이루어내게 된 데는 이렇게 소규모의 학교에서 어려운 여건을 마다하지 않고, 육상부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온 학교 경영을 맡은 김성남 교장선생님의 지원에 힘입은 것이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지원이 잘 되어도 어려울 결과를 가져온 데는 누구보다 더 애를 쓴 사람들이 있다. 지난겨울 방학 내내 학교 운동장에 비닐 하우스를 쳐놓고 추위를 이겨내면서 꾸준히 노력을 해온 육상부 감독 이정환 선생님과 손발을 맞추어서 신혼의 단꿈도 잊은 채 방학 내내 땀을 흘린 윤동식 코치의 피나는 노력이 그것이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학교들은 멀리 남쪽<전남, 경남>으로 전지훈련을 가곤 하였지만, 학구 전체가 택지개발지구로 지정이 되어서 모두들 정든 집을 헐리고 떠나야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경제적인 문제로 전지훈련은 꿈도 꿀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래서 택한 것이 학교 운동장에 비닐 하우스를 치고 현장에서 훈련을 하는 것으로 대신하도록 한 것이었다.
학교 운동장 한 쪽에 비닐 하우스를 치고 모래를 잔뜩 깔아서 백사장을 달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만들어 놓고서. 각종 보조기구와 체력단련을 위한 모래주머니 등을 달고 달리고 뛰는 훈련은 방학 내내 계속 되었다. 추워지면 나무토막을 넣은 난로에서 뿜어내는 연기를 마시면서 달려야 했고, 아이들이 지치면 난로 속에 넣은 고구마로 맛있는 간식을 시켜 가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에 참가하도록 이끌어 가는 감독과 코치의 노련한 지도 방법은 육상부 어린이들의 출석률이 90%를 넘기게 만들었고, 봄철에 있는 각종 전국대회와 소년체전을 목표로 열심히 뛰어 보았지만, 너무 열악한 조건 속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었다. 그러나 여름 들어서 전국꿈나무 육상대회 600m에서 김동은 어린이가 전국 3위를 따내는 기염을 토하기 시작하였다.
이어서 육상부 사상 처음으로 문화체육부장관배 전국대회 400m 계주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따낸 이명지 어린이가 나오고, 이번 고양시종합체육대회에서는 육상부원 전체가 2관왕 이상의 높은 입상을 이루어 내므로 해서 고양시 종합우승이라는 눈부신 결과를 일궈낸 것이다.
도저히 견주기 어려운 거대한 코끼리를 이겨낸 토끼보다 더 작은 원중초등학교의 육상부 어린이들의 환한 미소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땀흘리는 우리 일꾼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