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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학교신문 발행의 허와 실

고교의 국어교사로서 교지며 학교신문제작을 지도한 지도 꽤 되었다. 교지는 십 수년이 되었고 학교신문을 맡은 지도 어느새 8년째다. 아직은 내가 좋아, 수업 외 또다르게 신명나는 일이어서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 근무하는 학교에 2003년 부임했을 때 교장의 학교신문창간 제의를 주저없이 받아들인 것도 그 때문이다. 교장은 미처 편성되지 못한 예산을 추경에서 마련해주마고 약속했다. 교감은 인쇄비외 드는 이런저런 활동비조차 걱정말라고 했다.

그런 터전 위에서 ‘전주공고신문’은 2006년 9월 현재 호외포함 통권 15호를 내기에 이르렀다. 1년에 네 번, 단 한 호도 발행일을 넘기지 않는 계간 발행이었다. 그만큼 신문을 낼 때마다 보람을 느끼고 한없이 기쁜 마음이었다.

그러나 요즘들어 부쩍 회의가 일곤 한다. 사실은 격려·칭찬과 함께 지원을 아끼지 않던 교장이 정년퇴직하고, 교감은 승진하여 학교를 떠나버린 지난 해부터 일기 시작한 마음이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는 인쇄비 예산마저 반절로 확 삭감되었다. 추경예산까지 편성하여 창간한 이래 1년에 4번 어김없이 발행하던 때와 비교해보면 가히 상전벽해의 변화라 할 수 있다.

이런 대접을 받는 학교신문이라면 차라리 신문을 내지 않을까 많이 고민했다. 창간 주역인 나로선 1년에 두 번 내는 학교신문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명색 신문인데 6개월동안 묵혀둔 것들을 기사랍시고 제작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겠는가!

그나마 올해 계간으로 발행할 수 있는 것은 삭감된 두 번치 인쇄비를 지원해준 동문 덕분이었다. 지금도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있지만, 나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학교신문에 대한 일부의 부정적 인식때문이다.

단적으로 돈 이야기이다. 내게 직접 말해온 이는 없지만,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들은 바로는 심히 기분이 나쁠 정도이다. 앞에서도 잠깐 말했지만, 인쇄비 마련을 위해 지도교사인 내가 여기저기 찾아가 아쉰 소리 한 것은 스스로 폐간하는 아픔을 막기 위함이었다.

무엇보다도 신문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만 제작하는게 아니다. 신문마다 대학교 취재·동문 인터뷰·르포·학생기자들 간식·퍼즐상품 등 많은 취재 비용이 든다. 편집실 지원금이 필요한 이유이다. 또 나는 그것을 마련하기 위해 적어도 올 1년은 자존심조차 버리기로 작심하고, 열심히 해왔다.

애써 말하면 동문들이 수고한다며 기름값이나 점심값 등을 학생기자와 내게 준 돈은 공금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써도 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 돈을 편집실 경비로 쓰고 있다. 일체의 취재비를 비롯 학생기자들 간식비·회식비 등이다.

편집실에 단돈 만원도 보태주지 않은 이들이 속된 말로 ‘못 먹는 감 찔러나 보는’ 식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설령 그렇더라도 나로선 그런 시선을 느끼면서까지 더 이상 학교신문을 발행할 의욕은 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나는 너무 오랫동안 봉사와 희생정신의 학교신문 발행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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