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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실업계 고등학교의 목표가 대학진학?

9월 22일 교육혁신위 주최로 부산에서 열린 ‘제2차 학제개편 대토론회’에서 나온 실업계 고교생 67%가 대학에 진학한다고 하는 기사는 이미 학교 일선에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이 보편화되어 있는 현실이다. 이는 국가 시책에 새로운 변화를 촉구하는 신호탄이기도 하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교육의 새로운 문제점이기도 하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해 취업을 해도 그것으로 인해 보수에서 승진에서 차별을 받는다면 그 누구 이런 계통의 고등학교에 진학할 것이며 또 졸업했다고 하더라도 대학을 졸업한 이에 비해 홀대를 받는다면 그 누구 기능직으로서의 자부심을 내세우겠는가?

학벌만능주의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

9월 27일 인천 문학경기장 컨베이션홀에서 열린 전문대학 입학처장회의에서 “진학사”의 한 관계자는 전문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의 다수가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거기에 참석한 대부분의 진학담당 교사들도 실업계 학교의 교사들이었다. 이미 실업계는 실업계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기 보다는 대학 진학이 목적이 돼 버린 현재. 실업계통 고등학교의 발전 방안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실업계를 5년제로 또는 6년제로 만들어 가는 복고주의 정책을 되새겨 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이렇게 되면 전문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원서를 제출해야 하는 이중고를 방지할 수도 있고, 학생들은 공부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어 더욱 좋고, 정부는 실업계에 투자하는 비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좋은 것이 아니겠는가?

지금의 전문대학은 학생을 절름발이로 만들어 가는 징검다리와 같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자신이 익힌 기술을 가지고 전문대학에 들어갈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 전문대학에 들어갔다고 해도 고등학교 때부터 쭉 배워온 것을 이어가는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지 않아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모순을 낳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손에 일이 익숙할 정도가 되면 벌써 졸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러 선무당의 모습에 지니지 않는 대학생이 돼 버리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실업계 고등학교라고 칭하는 과학고등학교, 외국어고등학교, 금호공업고등학교 등이 지금 어떠한 상태로 변질되고 있는가. 명목상의 이름만 실업계 학교일 뿐 실제는 우수한 대학에 가기 위해 기숙사까지 갖추어 놓고 밤낮으로 밝은 조명이 꺼질 줄 모르고 있는 현실을 주시해 본 사람이라면 누가 실업고의 장래를 밝게만 내다볼 수 있을까? 학벌지상주의, 지연중심주의, 혈연중심주의, 지역편승주의에 힘입어 달려가는 우리 교육의 자화상을 어떻게 그려내야 할까? 아무리 우수한 시스템으로 학생을 교육시켜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회구조가 어긋나 있다면 교육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고교 교육과정은 현실에 맞게

실업계 고등학교와 인문계 고등학교와의 구별이 뚜렷하지 못한 현실교육에서 학교 계통 구별이 필요한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사실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대학을 가려는 학생이 있으면 그 학생에게 실업계의 취지를 잘 설명하여 자신의 적성에 맞는 취업 계통을 알선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마당하나 지금의 처지로서는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 오히려 진학반을 만들어 인문계통의 공부를 권장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실업계 고등학교의 취지는 아닌 지 생각해 볼 일이다. 또 학생은 실업계 고등학교가 좋아서 가는 것이 아니라 실업계통의 학교에 진학하여 좋은 내신을 받아 우수한 대학에 가는 지름길을 얻기 위한 수단은 아닌 지도 곰곰이 생각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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