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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사 봉급은 운전기사 봉급의 아이콘정도?

9월 27일 일간신문의 기사로, 방송국의 주요 뉴스로 확산된 한국은행을 포함한 국책 금융기관들에서 청원경찰, 운전기사 등에 최고 구천육백만원의 연봉을 지급한 사실에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직업에 귀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비, 운전 등 “단순 반복 업무에 이처럼 큰 보수를 책정하는 것이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는 일간신문 기사는 20년이 넘게 근무를 해도 운전기사의 연봉에 접근할 수 없는 연봉을 받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IMF 시절 교사봉급 많다고 누가 외쳤는가

IMF 시절 교사 봉급이 OECD 국가들 중에서 한국의 교사가 다른 나라의 교사에 비해서 봉급이 많다는 보도를 읽고 한국의 교사들은 어떠한 마음이었던가? 그렇게 외치던 그때 그 시절의 사람들이 지금 운전기사의 연봉이 교사 경력 20년이 넘어도 받을 수 없는 연봉을 받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을 아는가? 교직은 성직과 같기에 말이 없어야 하는가? 아니면 봉사직이기에 돈에 연연하지 말아야 하는가? 교사는 현실의 흐름에도 무감각하고 백면서생처럼 학생만 가르치고 책만 읽는 삶을 영위하여 금전에 초연한 안빈낙도의 선비정신만 있어야 하는가? 옛 선비정신에 문제점이 있다면 그것은 현실 대응 능력 부족이다. 뱃속에서 꼬르르 소리가 나도 배고프다는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하는 양반의 형식적인 체면은 오늘을 살아가는 실용주의 사회에서는 고쳐나가야 할 인습은 아닌가?

교사는 교실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일들을 너무 많이 경험한다. 학생의 성적이 학부모의 경제적인 부의 비례에 따라 달라지고 있음을. 서울의 명문 5개 대학이 사시 80%를 차지하고 있음을. 현장 교사들은 피부로 느낀다. 고3 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는 비록 자기의 아들이 아니라도 되도록이면 서울에 가까운 대학에 학생을 입학시키려고 한다. 지방의 백만 평의 대지를 자랑하면서 시설이 화려해도 학생들은 서울에 소재한 대학에 가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일선 고등학교에 찾아오는 학교 홍보팀도 수도권의 대학에서는 극히 드물다. 팜플렛 정도만 보낼 뿐 학생을 보내 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는 없다.

교사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다. 자기 자식을 잘 가르치고 자식의 소원을 다 들어주고 싶어한다. 또 아버지로서의 자부심을 자식 앞에서 세우고 싶어 한다. 그런 아버지가 자식을 가르치는 데 최소한의 조건조차도 갖추어 주려는데 장애를 받는다면 자식은 두 번 다시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직업을 선택하겠는가? 또 자신의 아버지는 운전기사보다도 낮은 연봉을 받고 생활한다는 상대적 열등감을 받지 않는다고 그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학생도 현대판 교사를 원한다

이제 우리 주변에 산재한 다양한 자본주의 논리를 따지면서 행동하려는 사람들은 많다. 돈이 많이 모이는 곳에, 직장이 좋은 곳에 서로 지원을 하려고 한다. 이에 따라가는 교사도 마찬가지다. 교사도 현대판 교사가 백면서생의 교사보다 더 학생으로부터 존경받는다. 현대판 교사는 유머도 있고 학생과 같이 웃어줄 수도 있고, 같이 아이스크림도 먹을 수 있는 그런 교사를 학생들은 좋아한다. 깨끗한 옷을 입고 있는 교사보다는 상표가 달려있는 옷을 입을 줄 아는 교사를 더 좋아한다.

그러기에 교사들은 학생들의 자본논리를 무시할 수 없게 된다. 소신있는 교사가 훌륭한 교사라는 것은 자타가 아 아는 일이다. 하지만 아이스크림도 학생에게 살 수 있는 금전적으로 여유 있으면서 소신도 때로는 있는 산 교사를 더 좋아한다. 이런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교사 봉급도 운전기사 봉급의 아이콘 정도에 지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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