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발표에 따르면 교사의 직업윤리 수준이 프로운동선수, 대학교수, 의사 다음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번 직업윤리 수준 조사에서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꼴찌(17위)인 것은 그렇다 치고 프로운동선수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의외다.
이는 인터넷이나 매스컴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인해 프로선수들의 이미지가 과잉 포장된 면도 없지 않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동안 법조인, 언론인, 정치인 등과 같은 전통적인 사회지도층이 국민들의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역사상 유래가 없는 급격한 산업성장을 이루어냄으로써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반면에 잃은 것도 너무 크다. 전통적으로 뿌리 깊었던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붕괴되어 학교교육에 영향을 줌은 물론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것이 그것이다.
거기다가 심심치 않게 발생되는 과잉체벌, 제자성추행, 시험문제유출, 촌지수수 등 일부 몰지각한 ‘부적격교사’들의 교육관련 비리로 교단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을 뿐 아니라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그 뿐인가. 교육정책 부재도 문제지만 시행하려는 정책의 여파와 부작용을 외면한 채 밀어붙여 신뢰를 잃은 교육부도 한 몫 함으로써 바야흐로 교육계의 총체적인 불신임 시대를 맞고 있는 느낌이다.
교육은 일반 직업과 달리 인간의 도덕적 품성과 자질을 육성하는 특수한 활동이다. 교직은 이런 일을 수행하는 전문직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교직윤리야말로 일반적인 직업윤리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 교원은 다른 어떤 직종의 사람들보다도 높은 도덕관과 투명한 윤리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직에 대한 사회의 따가운 시선과 질책은 우리 사회의 윤리적 잣대가 매우 엄격해졌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만큼 교직에 대한 높은 윤리의식의 요구라고 본다면 이로인해 지나치게 침소봉대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따라서 시대가 변하여 교육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세간의 시선이 따가우면 따가울수록 교직윤리의 중요성은 그만큼 더 절실한 것이다.
‘교육이 바로 서야만 국가와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말은 이미 진리가 되었다. 따라서 교육은 교원의 수준을 넘지 못하며 교원의 윤리가 무너지면 교육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교사가 학생들이나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교권이 바로 세워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자신이 인격적으로 바른 도덕심과 윤리의식을 회복하는 길밖에는 없을 것 같다.
지난해 한국교총에서 제정․선포한 「교직윤리헌장」을 새삼 음미하고 싶은 때다. 교사의 직업윤리 수준 1위를 위하여...
『우리는 교육이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높이며, 개인의 성장과 자아실현은 물론 국가와 민족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교육자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우리는 균형 있는 지․덕․체 교육을 통하여 미래사회를 열어갈 창조정신과 세계를 향한 진취적 기상을 길러줌으로써, 학생을 학부모의 자랑스런 자녀요 더불어 사는 민주 사회의 주인으로 성장하게 한다. 우리는 교육자의 품성과 언행이 학생의 인격형성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의 윤리적 지표가 된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윤리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이에 우리 모두의 의지를 모아 교직의 윤리를 밝히고, 사랑과 정직과 성실에 바탕을 둔 교육자의 길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