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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사와 투명 인간

요즘 인터넷을 들여다보면 교육의 현장에서 풍겨나는 진풍경이 그야말로 가관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특히 고3 수업은 마치 다양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만능 교사가 수업을 하는 것 같다. 어떤 학생은 국어를, 어떤 학생은 사회를, 또 어떤 학생은 수시 학기에 합격하였다고 이어폰을 귀에 끼우고 그야말로 천태만상이다. 그런 가운데 교사가 학생에게 이어폰을 귀에서 내리고 그래도 준대학생이니 만큼 다른 책을 보도록 권하면 “선생님 수시 합격했잖아요, 어때요, 그냥 두세요 선생님 할 일이나 하세요” “선생님, 저는 이 과목 포기했어요, 다른 과목 공부해야 해요”라고 하는 것이 마친 입버릇처럼 토해 낸다. 교육 제도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인가? 시대의 흐름인가?

교사는 참새 쫓는 허수아비

수능 시험이 다가올수록 고 3학년 교실은 더욱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한 달도 채 남지 않는 상황이라 학생들은 마무리 작업에, 교사들은 마무리 정리 학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느 한 문제라도 더 정답을 찾으려는 모습이 늦게까지 환하게 밝혀져 있는 면학실과 각 교실에서 역력히 보인다.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도 귀에 거슬리고 스쳐가는 목소리도 수험생들의 신경을 날카롭게 하는 침묵의 공간에서 교사는 투명 인간에 지나지 않는 상태다. 수시 합격생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를 중단시키는 정도의 지도에 지나지 않는 교사. 오히려 교실에 들어오는 교사를 귀찮게 여기는 학생들의 모습도 뚜렷해 보인다.

담당 과목 교사가 반에 입실하여 지도하면 그 교사가 담당하는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자신이 하고 싶은 과목의 공부를 하게 된다. 이미 진도는 다 끝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기에 수시 합격생을 어느 한 반으로 모아서 지도하기에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학생들의 공부 패턴을 보면 열과 성을 다해 하는 학생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분위기에 휩쓸려 침묵으로 일관하지만 실제로 고뇌를 짜 내어 공부하려는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사실 요즘 학생들의 학습이 두 손과 두 귀를 한 곳에 집중하면서 공부하기보다는 귀로는 음악을 듣고, 눈으로는 책을 보고, 생각으로는 음악을 걸러내면서 학습한 내용을 머릿속에 입력시킨다. 이런 공부를 기성세대들이 볼 때에 집중도가 얼마나 될까 의구심을 갖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어폰을 귀에 꽂지 말고 책을 보도록 권유하면 옆에서 시끄러워 공부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주변 분위기가 결국 학생들로 하여금 이어폰을 사용하면서 학습하는 습관이 길러진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투명 교사는 현실 교육 풍자의 닉네임

요즘 교사들의 교재 연구가 너무 편하다. 하지만 너무 많은 약점을 안고 있다. 교사도 학생도 인터넷 지식을 이용하다 보니 교사의 교재 연구 내용을 학생이 먼저 알고 있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러다 보니 교사는 학생에게 더 할 말을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대수능 시험을 대비하는 학생 중에서 소위 서울 명문 대학에 들어갈 학생은 교사의 수업에 무관심한 경우도 있다. 그러기에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로서는 참으로 답답할 때가 있다. 소수의 학생을 위해 전체를 희생할 수 없고, 전체를 위해 소수 학생을 희생시킬 수 없는 오늘의 상황이야말로 교사가 투명 인간으로 변질되어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자못 궁금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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