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발령을 받은 후 부임지마다 주변에는 고인돌이 있었는데, 이 고인돌을 짝사랑한 지가 벌써 26년이 되었네요.”
지난 12월 1일, 경기도문화상 인문사회과학부문을 수상한 수원 숙지고등학교 우장문(禹長文․ 44) 선생님의 말이다.
『경기지역의 고인돌 문화 연구』로 작년에 박사 학위를 받은 그가 고인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 1학년 때인 1980년 충북대 박물관과 인연을 맺으면서부터다. 자취생이었던 그는 그곳에서 발굴 작업이나 유물을 정리하면 끼니를 때울 수 있어서 시작한 일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가 고인돌에 관심을 본격적으로 갖게 된 것은 1983년 충주댐 수몰지구 발굴 조사에서 황석리 고인돌을 발굴하면서부터였고, 그 곳에서 사람뼈와 구슬옥 등을 직접 발굴한 것을 계기로 석사학위 논문 역시 황석리 고인돌이었던 것.
포천 영북종고에서는 탁자식 고인돌을 보면서 신비감을 더욱 느꼈고 이후 강화도에 근무하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인돌에 흠뻑 빠져 연구를 계속하였다. 수원에 부임한 이후에는 수원문화사연구회에서 향토사 연구를 하여 인근의 여러 유적에 대한 가이드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는 작년부터 경사가 이어진다고 밝게 웃으며 자랑을 한다. 작년 2월 박사학위에 이어 수원시문화상 학술부문 수상, 올해 8월 『경기지역의 고인돌 연구』 출간, 11월에는 큰 딸이 서울의 모 대학 사학과 합격, 12월에는 경기도문화상까지 수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주로 인문계 고교에 근무했던 그가 어떻게 고인돌로 박사학위까지 받을 수 있었을까? 그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맨 뒷자리에서 졸면서 공부하던 때라고 회상한다. 또 일요일에는 카메라를 메고 경기도 전역의 산과 들을 누비면서 고인돌 사진을 찍어 사진첩과 컴퓨터에 정리하는 것인데 경기도 지역의 고인돌 사진 최다 보유자라고 자랑한다.
혹시, 박사학위 취득 때문에 학생들의 교육을 게을리하지 않았을까? 아니다. 그는 가정이 하숙집이고 학교가 자기 집일 정도로 맡은 일에 충실을 기했다. 출근 시각 07:20, 퇴근 시각 22:10. 솔직히 욕먹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빨리 출근하고 더 늦게 퇴근하는 것이 몸에 배었다고 말한다. 그는 교수학습방법 개선 실적으로 전국교육용소프트웨어 공모전에 1,2, 3등급을 받기도 하였으며, 현재 경기도사회교과연구회의 연구위원으로 4년째 활동하고 있다.
그는 꿈이 알차고 야무지다. “이제 경기도 지역에 있는 선사 유적지를 정리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학생들이 쉽게 선사 시대를 접할 수 있도록 교양서적을 펴내려 합니다.” 그가 발간하는 제3호 책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