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법이 개정수순을 밟고 있는 것을 보고 연금개악 이전에 명퇴(?)까지 고려하며 공무원들이 술렁이고 있다니 한심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공무원 연금은 지금보다는 더 많이 부담하고 노후에 연금을 더 적게 받게 된다니 이런 개악이 어디 있는가? 노후를 대비하여 유리지갑에서 꼬박꼬박 세금을 바쳐가면서도 별도로 연금을 부어왔는데 정부는 선진국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부담금을 내면서 그동안 연기금을 공무원 구조조정비로 불법 전용하고 눈 먼 돈처럼 국가 재정으로 가져다 써 고갈을 초래해 놓고 그 원인을 ‘저 부담 고 급여’ 구조에 돌리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 부실 운용으로 연기금이 수 조원 손실을 가져왔는데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부실운영에서 온 적자 손실을 공부원 들이 모범을 보여야 할 때라면서 희생을 요구한다면 공무원을 봉으로 생각하는 처사가 아니고 무엇인가? 한마디로 정부는 국민연금과 비교해 공무원이 훨씬 더 많이 받는 만큼 고통분담 차원에서 공무원 연금을 바꿔야 한다는 논리로 일반 국민의 감정을 압박 수단으로 교묘히 이용하는 양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정부가 국민연금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 공무원연금과 묶어서 공무원들에게는 고 부담 저급여 구조로 개편하려고 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부가 아니다. 어떤 연금이던 적자운영이 안 되도록 미리 손을 썼다면 이런 문제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고 도리어 공무원연금을 눈먼 돈으로 생각하고 정부가 부담해야할 것을 연금으로 전용하였다는 것은 당시 책임자들에게 엄한 국민적 심판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금액을 따지고 계산하여 논하고 싶지는 않다. 65세 수령은 또 무엇인가? 65세까지는 알아서 돈벌이를 하라는 것인가? 공무원들의 노후 연금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는 것을 앉아서 목격하면서 희생만 강요하니 누가 정부를 믿고 업무에 충실하겠는가? 운용을 잘못한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솔선을 하라느니 잘못은 정부가 해놓고 그에 따른 희생은 공무원에게 안겨주려는 정부를 누가 따르겠는가? 이제라도 공무원을 봉으로 삼으려는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나라살림을 공짜 돈 쓰듯이 펑펑 써놓고 간편하게 법과 제도를 바꾸어 그 동안의 잘못을 덮으려는 미봉책으로는 공무원의 사기가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나라의 신뢰는 끝없이 추락할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