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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앞으로 계속될 나의 영어 도전기

중학교에 들어가면 영어를 배우게 된다고 하면서 6학년 겨울 방학 때 서울에서 공부하다가 방학이 되어 집에 와 있던 오빠(당시 대학교 1학년)로부터 영어를 배웠는데 영어가 얼마나 재미있던지 알파벳을 연습장이 부족할 정도로 썼고 또 필기체 소문자를 붙여서 쓰게 되면 제법 영어를 하는 태가 나서 수없이 썼던 기억이 난다. 당시는 영어책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오빠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영어 단어를 가르쳐 주었는데 평상시에 아무 생각 없이 쓰던 낱말이 영어 단어였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하여 몇 번을 읽고 썼고 짧은 문장은 어느 정도 띄엄띄엄 읽고 쓸 수 있을 정도가 되어 중학교에 들어갔다.

리포터가 다녔던 중학교는 문화의 혜택이 거의 없는 한 시골 작은 마을의 중학교로 한 학년이 세 반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입학할 당시 영어가 선행학습이 된 학생들이 거의 전무하였기 때문에 영어선생님께서는 알파벳을 전혀 모른 채 중학교 1학년에 들어 온 학생들을 보고 한숨 지으셨다. 그리고 알파벳 쓰기 숙제를 무척이나 많이도 내 주셨다. 영어 알파벳을 처음 쓰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니 어떠했겠는가? 알파벳 쓰기가 끝나고 영어책을 공부했을 때의 기쁨을 어찌 이루 말할까? 자습서나 일체의 참고서가 없던 시절에 집에만 오면 영어책의 문장을 외우곤 하였다. 영어시간을 몸살이 날 정도로 기다렸고 계속된 선생님의 칭찬은 영어를 더욱 흥미 있게 만들었다.

시골 작은 마을의 우물 안 개구리 영어실력이 벽에 부딪힌 것은 고등학교를 지방의 한 도시에 입학한 이후였다. 당시 고등학교에 리포터가 입학할 때는 연합고사 1회여서 시내 고등학교에서는 우열반을 가려 우(優)반 학생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려는 학교간의 경쟁이 치열하였다. 리포터는 문과 우반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시골 중학교에서 천천히 진도가 나가며 쉽게 차근차근 가르쳐 주시던 중학교 영어 선생님과는 달리 고등학교 영어선생님의 빠른 발음은 듣기 어려웠고 중학교 때 잘 들어보지 못하였던 문법용어와 일반 학급보다는 우반은 교과서 진도를 일단 빨리 나가고 다른 것을 다루어야 한다는 선생님의 생각에 따라가기가 무척 어려웠다. 많은 학생들은 학교 수업을 마치면 개인 과외나 학원으로 향하며 영어실력을 키워갔다. 리포터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원 문턱에도 갈 수 없었고 참고서, 자습서를 전혀 살 수 없는 형편에서 다른 학생들과의 영어 실력의 격차는 점점 벌어져 갔다.

고 3때 일류대 들어가기를 원하며 본고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던 문과 우반 학생들에게 영어선생님께서는 교과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시험문제를 출제하시곤 하셨는데 영어 교과서위주의 시험 문제를 출제할 때는 점수가 잘 나온 편이었지만 소설 가운데서 발췌한 독해력이 요구되는 문장이나 문법에 관한 문제, 영작 등의 문제만 나오면 자신감을 잃어버리곤 하였다.

교육 대학에서 교양과목으로 영어를 배운 이후 영어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교육 대학원에서 종합시험을 보기 위하여 영어 시험을 준비하면서 영어공부를 하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영어공부를 계속해오고 있다. 마침 초등학교에 영어가 교육과정에 들어오고 교사들의 연수가 활성화 되면서 영어에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영어교과, 심화과정연수는 일찍부터 받았고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원어민 영어회화 연수에는 기회가 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곤 한다. 시간에 쫓기어 열심히 잘 보고 듣지 못하였지만 테이프 레코드에 자막이 나타나는 테이프가 포함된 영어정기 간행물을 1년간 지속적으로 받아보기도 하였다. 단기간이었지만 영화를 통하여 회화 문장을 익히는 어학원에 다니거나 1년간 주 1회 모 단체에서 운영하는 늦은 시간의 영어공부모임에도 참여하였다.
 
야간대학원을 다니며 지난 학기에는 원어민 교수님이 영어로 강의하는 선택과목을 용감하게 수강 신청하였다. 현대인의 윤리 즉 동성연애, 안락사, 낙태, 사형제도... 등의 어려운 주제를 한 주에 하나씩 정하여 교재로 공부해 나가는 것이었는데 사전에 많은 시간을 들여 미리 공부를 하지 않으면 영어로 강의하시는 것을 잘 알아들을 수 없어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A학점을 받아 영어공부에 기쁨을 더하였다. 영어로 강의를 듣는데 대해 조금 자신감이 생겨 다음 학기에도 영어로 수업하는 선택과목을 또 신청하였다. 현재는 온 라인으로 지원되는 각종 영어 공부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데 한교닷컴 ‘아이작 365일 영어’를 비롯하여 야간대학원을 다니면서 받게 된 혜택으로 산학지원으로 수강하고 있는 것인데 평생을 들어도 다 못들을 저렴한 강의료의 생활회화, 실전영어, 토익 동영상 강의가 그것이다.

영어의 목마름을 채우지 못하여 H대학 사회교육원에서 토요일마다 실시하는 원어민 회화반에 등록을 하였다. 때때로 강사님이 들려주시는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 많은 미국의 문화는 영어공부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영어를 읽자마자 읽는 순서대로 바로 이해하며, 듣자마자 듣는 순서대로 바로 알아듣고, 생각하지마자 생각하는 순서대로 바로 말이 되어 입으로 나가면서 영어를 구사할 것과 하루에 30분정도 투자하여 CNN의 짧은 뉴스를 우선 통역한 것을 듣고 비디오로 2-3회 청취하며 repeat 하라고 강조하시면서 듣는 시간만큼 영어실력은 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신다.

방학은 교사들에게 영어공부를 하기 좋은 시간을 제공해 주는 것 같다. 며칠 전 온 가족이 볼 만한 DVD를 빌려왔다. 영어 자막을 띄우자는 아들에게, "그냥 본다면 영어공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거야." 라고 설득을 하였다. 잘 들리지 않아 30분 후 결국 자막을 띄웠다. 2시간 20분 지속된 영화였지만 집중하여 보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방학이 아니면 이처럼 시간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초등학교에 영어가 교육과정으로 도입될 때 국민들이 초등 교사들의 영어실력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한 때 있었으나 요즈음은 교육대학의 위상이 높아지고 당국의 끊임없는 영어 연수의 지원과 각종 영어 교수 학습 자료의 지원으로 그러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주변에 초등교사들 중에는 수준급으로 영어를 잘하는 교사들이 참으로 많이 있다. 유학을 다녀오지 않은 교사들이 영어를 잘하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며 교사들 나름대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부단히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영어공부가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앞으로 나의 영어 도전기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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