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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순천만의 S라인 물길위로 노을이 지다


몇 년 전에 S라인 물길 사진을 보고 한국에도 저런 멋진 곳이 있었나 하고 감탄한 적이 있었다. 그 순천만의 노을을 잡기 위해 길을 나섰다.

감기 기운탓에 잠깐 휴게소에서 눈을 붙이다보니 오후 4시가 되어서야 순천만에 닿았다.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길이 끝나는 비닐하우스가 있는 공터에 차를 세웠다. 삼각대와 카메라가방을 메고 길을 나섰다. 산길을 20여분 올라서자 발 아래 그토록 찍고 싶었던 S자 물길이 놓여 있다.

드디어 제대로 된 물길을 만났다. 사실 이곳은 아무 때나 찾아오면 제대로 된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장흥 소등섬의 일출은 만조시가 가장 아름답다면, 이곳은 반대로 간조시에 찾아야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어느 정도 물이 빠져야 제대로 된 S자 물길의 멋진 자태와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단, 진도나 여수 사도가 바닷길이 열릴 정도로 물이 많이 빠지는 시간대는 물이 너무 없어서 안 좋을 수도 있다. 대부분 썰물 때(2시간 이내)가 제일 좋지만, 만조시기와 일몰시간이 3시간 이상 차이가 나면 그런대로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국립해양조사원 조석예보 (여수 지역 참고)

정상 부근에 서자 이미 10여 명의 사람들이 삼각대를 세우고 사진 촬영에 열중하고 있다. 바닷물이 S자를 그리며 흐른다는게 참으로 신비롭다. 오리들이 둥둥 떠 다니고, 가끔씩 철새들이 비행을 해댄다. 별랑면쪽은 갈대가 넓게 펼쳐져 있고, 철새들도 많은데 비해 S자 물길을 볼 수 있는 해룡면 용산 쪽은 갈대도 많지 않고, 철새도래지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게 철새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S자로 길게 늘어선 그 물길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 물길 위로 태양이 반사되어 꿈틀대는 모습은 용이 하늘로 승천하려고 몸부림을 하는 듯 기운이 넘친다. 나룻배 한척이 그 위로 지나가며 만들어내는 풍경은 그 어떤 화가도 흉내낼 수 없는 최고의 풍경화로 남는다. 그리고 서서히 하늘이 선홍빛으로 물들고, 바다도 그 빛깔을 닮아간다.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이 지나가면서 물 위로 선을 그리자 사진작가들도 ‘와’하고 감탄사를 지른다. 여기저기서 셔터소리가 끝없이 이어진다.

해가 산에 가까워지자 바다며 하늘이 새색시 얼굴마냥 발갛게 달아 오른다. 배들은 바다에 긴 물줄기를 토해내며 나아가고 있어 풍경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해는 이내 산 위에 걸리는듯 하더니 그 아름다움에 ‘꼴깍’하고 침을 삼키는 사이 넘어가고 만다.

“아, 아깝다. 저 녀석 1분만 붙잡고 있었으면 얼매나 조켔노!”
“그래도 30분에 1초라도 붙잡고 있는게 어딘데요.”

그렇다. 사진작가는 1분은 아니더라도 다들 노을을 잡기 30분의 1초 내지, 90분의 1초로 내외의 셔터스피드로 촬영을 하고 있으니 잠시나마 해를 붙잡고 있는 것이다. 그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는 넘어가고 하늘과 바다의 붉은 빛이 서서히 옅어지기 시작한다. 삼각대를 접고 카메라 장비들을 가방에 넣은 다음 산을 내려왔다.

순천만은 순천시 도사동과 해룡면, 별량면에 걸쳐 있는데, 39.8km에 이르는 긴 해안선에 둘러싸여 있다. 21.6㎢의 갯벌과 5.4㎢의 갈대밭을 갖추고 있어 철새도래지로 알려져 있으며, 생태학습장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동천과 이사천의 합류지점으로부터 순천만의 갯벌 앞부분까지 펼쳐지는 갈대군락은 전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천연기념물 제 228호인 흑두루미를 비롯해 약 200여 종의 철새가 서식하고 있어 겨울철에는 철새탐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순천만의 다양한 매력을 느끼려면 별량면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 청암대학 사거리에서 순천만 방면으로 좌회전해서 들어선다. 비포장도로가 시작되는 초입에는 전망대가 세워져 있으며, 화장실도 깔끔하게 단장을 했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넓게 펼쳐진 갈대밭과 시원스럽게 펼쳐진 순천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비포장도로 옆으로 이어진 제방 위에는 통나무와 대나무 등으로 만들어진 움막이 세워져 있어 운치를 자아낸다.

제방 아래쪽으로 나무계단이 연결되어 있어 갈대숲으로 편하게 걸어들어 갈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연인들은 갈대밭 안으로 들어가 기념사진찍기에 바쁘다. 하늘대는 갈대밭 중간 중간에 나있는 산책로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높다. 철새들의 비상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에는 제방 위쪽이 제격이다. 삼각대를 세우고 기다리다 보면 뒤쪽의 논에서 순천만의 물속으로 착륙하는 새들이며, 갈대밭에서 날아오르는 새들의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교통정보>
자가운전
호남고속도로 서순천IC를 빠져나온다. 17번 국도를 타고 벌교방면으로 간다. 청암대 사거리에서 순천만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청암대 사거리 바로 앞에서 여수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여수 방면으로 계속 가다가 해룡방면으로 우회전하면 S자 물길을 만날 수 있다.

대중교통
순천역에서 대대동행 시내버스(66,67번)를 이용해 대대에서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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