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자 신문방송은 교육계 주요 기사로 ‘담임선택제’ 파문을 보도하고 있다. 서울충암고등학교가 신입생들로 하여금 직접 담임교사를 선택하도록 했다는 것인데, 대부분의 언론은 피상적인 사실만 취급하면서 담임선택제가 교육수요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라도 되는 것같은 논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도대체 담임의 역할이 무엇이고,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효과를 끼칠 수 있는가? 학급담임 업무라는 것은, 첫째, 학습환경 조성 측면에서 청소지도, 게시물ㆍ채광ㆍ통풍ㆍ난방ㆍ방음관리, 시설ㆍ비품관리, 둘째, 학사 및 각종 사무 관리 부문에서 출석부ㆍ학교생활기록부ㆍ학생건강기록부 관리, 성적표관리 및 배부, 학생기록물 관리 및 수합, 셋째, 생활지도 면에서 학생상담, 진로지도, 건강지도, 여가지도, 부적응학생 및 문제아 지도, 출결지도, 용의복장지도, 식사지도, 넷째, 기타 각종 홍보물 전달 및 협조 요청(가정통신문, 학교 밖에서 학생들의 협조를 요구하는 각종 전달문 등) 등등이 아니던가?
이런 것들을 잘 할 수 있고, 학생들의 요구에 만족스럽게 해줄 수 있는 담임을 선택한다니..... 글쎄 학교 밖에서 이런 것들이 담임의 업무라는 것을 알기나 하는 걸까. 이런 일들을 추가로 하는 댓가가 월 11만원이라는 것을 상상이나 할까? 대부분의 학교에서 담임 맡기를 꺼려해서 억지로 겨우 배정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게 무순 일회성 센세이션널리즘인가?
아시아의 몇 개국가를 제외한 담임제도가 없는 국가에서는 이런 일들을 누가 담당하고 있는가? 수업자체만으로 벅찬 교사들의 희생의 댓가로 그나마 학생들의 생활지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불문가지인데, 이제 담임선택제까지 등장해서 교사를 슬프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