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분이 참 좋습니다. 비도 오고 날씨도 싸늘한데 무슨 기분이 좋은 일이 있느냐구요? 비가 오고 날씨가 싸늘하지만 엄청 기분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대통령님께서 교직에 몸담고 있는 우리들을 향해 칭찬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을 '선생님, 선생님!'이라고 연발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뿐 아닙니다. 선생님들의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보고서 '감동, 감동!'이라는 표현을 두 번이나 사용하셨기 때문입니다.
요즘처럼 선생님을 우습게 생각하고 선생님이란 호칭에 대해 인색하며 선생님들의 하시는 일로 인해 감동을 받는 분들이 거의 없는 시대에 우리나라의 최고 높으신 어른께서 '선생님, 선생님~'하고 '감동, 감동~'이란 표현을 사용하셨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습니까? 이제 대통령님께서 선생님들을 존경하기 시작하고 선생님들의 하시는 일로 인해 감동을 받았으니 다른 분들도 선생님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오늘 오후 세 시부터 울산광역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초,중고 교장선생님과 방학후학교 담당선생님이 참석한 가운데 2007 울산방과후학교 운영 기본계획 및 연수회가 있었습니다. 개회,국민의례, 교육국장님의 인사,성과보고(영상),운영안내,질의응답,폐회 순이었습니다.
3월 1일자로 새로 부임하신 황일수 교육국장님의 인사말씀이 계셨습니다. 여러 말씀 중 한 가지의 예화가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별도 뜨지 않고 달도 뜨지 않는 캄캄한 어느 골목길에 눈먼 봉사가 등불을 들고 오고 있었습니다. 맞은편에서 오는 눈 뜬 사람이 물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등불을 들고 있느냐고? 눈 뜬 사람이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등불을 들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방과후학교도 남을 배려하는 교육입니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학생들이 소중한 꿈이 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남을 배려하는 교육이 방과후학교라는 말씀은 깊이 새겨야 할 것 같습니다.
그 후 성과보고를 영상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2006 방과후학교 성과 보고회의 녹화중계를 보았습니다. 교육인적자원부장관님께서 사회를 하셨고 노대통령님께서 함께 참석하셨으며 관련되시는 분이 전국16개 시도에서 참석하셨습니다. 거기에는 우리교육청 부교육감의 얼굴도 보이셨고, 강북교육장님의 얼굴도 보였습니다.
영상물로 본 성과 보고회라 현장감이 좀 떨어지긴 해도 그래도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 하시는 말씀에서 저는 대통령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교직에 몸담고 있는 우리들을 호칭할 때 그냥 교사라고 부르시지 않고 ‘선생님’, ‘선생님’을 연발하셨습니다. 아주 많이 ‘선생님’이라는 표현을 하셨습니다. 그것도 형식적이 아니라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표현이었습니다. 그 동안 저는 교직에 몸담고 있는 우리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을 걸로 알고 있었지만 그러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거기에다 두 번이나 ‘감동’이란 단어를 사용하셨습니다. ‘방과후학교 운영에 대한 보고를 받았습니다. 전시현장을 둘러보고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고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감동을 먹었다고 하셨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질적으로도 성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이 된 이래로 선생님에 대해 불평만 많이 했습니다. 권리만 주장하지 말고 사명감으로 헌신하라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부터 고치겠다고 하셨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참고 잘해줘서 감사하다는 말만 할 뿐입니다. 이제 신뢰하고 열심히 지원하겠습니다. 다른 예산 깎더라도 더 지원하겠습니다....’이렇게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빈말이 아닌 것 같아 기분이 좋았고 무엇보다 선생님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 다행이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늦게나마 선생님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를 해 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선생님들은 평소에도 감동을 줄 만큼 헌신하며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구석구석에서 자기의 맡은 일에 대해 가정도 포기하고, 자식도 포기하며 밤낮으로 노력하며 성실히 근무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대통령님께서 선생님들에게 칭찬의 말씀도 하셨지만 당부의 말씀도 하셨습니다. ‘세계의 변화를 널리 내다봐야 한다. 변화 속도를 따라 잡아야 한다. 내 아이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를 잘 가르치도록 하자. 공교육을 바로 세워나가자’는 말씀이 지금도 저의 귀에 쟁쟁합니다. 우리 모두 귀담아 듣고 함께 교육을 바로 세워나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 같습니다.
마치고 돌아올 때는 봄비가 온 땅을 적시고 있었습니다. 비가 그치면 단비 맞은 새순들은 앞다투어 감사하는 마음으로 온 천지를 푸르게 만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