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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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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수학여행도 교육입니다

오늘부터 2박 3일간 우리학교 2학년 학생이 수학여행을 떠납니다. 아침 6시 반부터 출발장소에 나갔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별롭니다. 비가 내립니다. 찬바람이 약간 붑니다. 손이 약간 시립니다. 4월은 정말 잔인합니다. 그 동안 화창한 날씨를 선보였는데 오늘따라 그러하지 못하니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위로가 됩니다. 오후에는 중부지방부터 날씨가 갠다고 하니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9명의 기사님에게 특히 조그만 사고도 나지 않도록 안전운전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천천히 운전하여 무사히 수학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작년에 ‘여행할 때 배우는 지혜’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수학여행을 떠나는 우리학생들과 선생님들께서 이번 여행을 통해 겸손의 지혜, 유연함의 지혜, 감사의 지혜, 자기관리의 지혜, 좋은 만남을 소중히 여기는 지혜를 배웠으면 합니다.

수학여행도 어디까지나 교육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냥 놀러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바람 쐬러 가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사진만 찍으러 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노래나 실컷 부르고 춤만 실컷 추는 것도 아닙니다.

수학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워야 합니다. 자연을 통해 배워야 합니다. 만나는 사람을 통해 배워야 합니다. 낯선 환경을 통해 배워야 합니다. 차를 타고 가면서 배워야 합니다. 숙소에서 배워야 합니다. 가는 곳마다 배울 것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 하나하나 놓치지 말고 배워나갔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낯선 길을 갈 때마다 길을 익히 잘 아는 분들에게 길을 물어봅니다. 마음이 교만한 사람은 길을 잘 묻지 않습니다. 자기가 필요한 장소를 잘 묻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겸손한 사람은 길을 잘 묻습니다. 자기가 필요한 장소를 잘 묻습니다. 주변의 지리에 대해서도 잘 묻습니다. 궁금한 것 있으면 물어봅니다. 그리하여 많은 정보를 얻습니다. 유익한 정보를 얻습니다. 활동에 편리한 정보를 얻게 됩니다.

이와 같이 학교에 와서도 언제나 겸손한 마음으로 모르는 것 있으면 자주 물어야 합니다. 알 때까지 물어야 합니다. 정확한 지식을 얻을 때까지 물어야 합니다. 나의 것이 될 때까지 물어야 합니다. 교만한 사람들은 모르면서도 잘 묻지를 않습니다. 자존심 때문에 묻지 않습니다. 그러니 알 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배우는 속도가 그만큼 느립니다. 이번 수학여행을 통해 겸손을 배워 공부하는 데도 적용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음은 유연함의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환경을 만나도 잘 이겨낼 수 있는 적응력을 키워야 합니다. 학교생활을 할 때도 상황에 따라 민첩하게 행동할 수 있는 민첩성도 길러야 합니다. 수학여행을 가면 시간도, 장소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면 어떠해야 합니까? 그 때 그 때 가장 적절하게 시간과 장소를 재조정해야 할 것 아닙니까? 학교에서 공부할 때도 처음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빨리 재조정해서 차질이 최소화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수학여행을 통해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집을 떠나 숙소에서 잠을 자보면 당장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날이 어두워지면 당장 부모님이 생각날 것입니다. 먹는 것도 불편하고 잠자리도 불편하고 행동도 불편하고 모든 것이 불편합니다. 이런 불편함을 겪으면서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자기 집만큼 좋은 곳이 없습니다. 자기 부모님만큼 좋은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니 이전보다 더욱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 수학여행을 통해 자기관리를 잘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여행을 통해 자기를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수학여행을 할 때 학생들은 학교를 벗어나 자연을 벗 삼기 때문에 정말 자유입니다. 그야말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진정한 자유란 자기 맘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자기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입니다. 자기 맘대로 학생의 신분을 벗어나는 행동은 자유가 아니고 방종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을 잘 다스려 나가는 자제력을 키우기를 바랍니다. 또 그렇게 하도록 잘 지도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만남의 지혜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중부지방으로 올라가면 여기서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꽃들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가는 곳곳마다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면서 봄의 신비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또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람들의 만남에 대한 생각도 새롭게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런 자연과의 만남,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을 잘 다듬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자연과의 만남 속에서 생명에 대한 귀중함도 배우고 자연과의 만남을 통해 성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배우고 자연과의 만남을 통해 침묵의 의미도 배우고 자연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을 가꿔나가는 모습도 배워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내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지 하는 소망도 품어야 할 것이고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내가 앞으로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도 해보았으면 합니다.

2박 3일간의 짧은 수학여행길이지만 이 여행을 통해 겸손의 지혜, 유연함의 지혜, 감사의 지혜, 자기관리의 지혜, 좋은 만남을 소중히 여기는 지혜를 배워왔으면 합니다. 마음 편안하게 수학여행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수고하시는 교감선생님, 2학년부장선생님을 비롯한 담임선생님, 기타 관계되시는 교직원 여러분 모두가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수학여행도 교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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