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강병도)는 지난 18일 '학령인구 감소시대의 전문대 교육혁신 방안'을 주제로 제6회 교육정책포럼을 열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충북대 김영래 교수는 최근 74개 지방전문대 학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방전문대 육성방안을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94.6%의 학장들은 지방전문대를 포함하는 '지방대학육성특별법(가칭)'의 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대 관련 정책이 수도권과 지방으로 이분돼야 하며 상대적으로 어려운 지방전문대에 대한 특단의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90.5%에 달했다.
설문 결과, 전문대의 자체적인 위기 극복 방안으로는 "학과간 구조조정"이 가장 많이 꼽혔고(18.3%), 평생교육 등 정규과정 이외로의 교육영역 확대(17%), 교육운영 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16.1%) 등도 뒤를 이었다.
김 교수는 "질적인 측면과 미래의 교육여건 예측은 소홀히 한 채 양적으로만 대응한 결과, 지방전문대가 과다하게 증설됐고 결국 이것이 입학자원 부족의 근본 원인이 됐다"며 "대규모 미달사태와 이로 인한 재정문제는 대학운영을 악화시켜 취약한 대학들이 문을 닫게 되는 등 지방전문대학들이 당면하게 될 문제는 위험수위를 넘어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방전문대 지원정책은 지방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와의 엇물림'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면서 ▲복수지원 횟수 제한, 수시모집 합격자 정시지원 금지 등 입시제도 개선 ▲4년제 수준의 재정지원 확대 ▲대학 신설 한시적 동결, 학과간 모집인원 대학자율 결정 등 정원정책의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대전 대덕대 최봉희 교수도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일부에서 시작된 입학자원 부족현상은 학령인구 감소와 전문대의 지나친 증원·신설이 큰 이유"라며 "여기에 많은 국립전문대가 산업대로 개편돼 국가적 차원에서 전문대의 존재가치를 격하시킨 점이나 전문대 졸업자는 실업고교 졸업자 정도로밖에 인정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학위중시사상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교수는 "전문대가 경쟁력을 잃어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4년제 대학을 모방한 교육과정에 있다"며 학생들을 전문대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으로 ▲학사운영 시스템을 현행 1년 2학기가 아닌 다학기로 전환할 것 ▲전문대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과 산업체의 요구를 분석, 교육과정을 개선할 것 ▲프로젝트 수업방식 및 팀티칭 수업기법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최 교수는 "대덕대는 현재 1년에 3학기, 한 학기 12주의 학사일정을 통해 실습학기제 실시 등 산업체의 다양한 요구를 탄력적으로 수용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3학기 운영에 의해 조기졸업이 가능해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기취업 지원체제를 구축하고 미취업 학생들에게는 취업아카데미를 운영, 취업교육을 활성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취업률 제고는 다시 입학자원 확보 결과로 되돌아올 수 있기에 전문대 교육운영에 있어서 입학자원 확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