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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어린이 날에 생각하는 어른의 역할

 유치원 창시자 프뢰벨은 학교를 정원에, 교사를 정원사에, 학생을 꽃에 비유하였다. 인도의 근대 종교 개혁자요, 191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타고르는 그의 시 “바닷가에서” 어린 아이들의 티 없는 맑은 영상을 바다의 순수함에 비유하여 어른들의 속물성을 비판적으로 꼬집었다.

어린이가 어른이 되어 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행동에서 생각에서 사회화되어 되어 가는 변형된 모습이다. 어른은 아이를 보고 지난날의 자잘한 잘못을 되새겨보고 오늘의 자신의 삶을 성찰의 계기로 삶는 날이기도 하다. 한 잔의 차를 마시면서 주마등처럼 돌아가는 회전목마를 탄 아이들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생각의 미로에 빠져 본다.

어린이는 어른들의 거울

어린이 날 꼬맹이를 데리고 경기도 용인에 있는 에버랜드 공원을 가 보았다. 가는 길이 막힐 것이라 생각하여 5월 5일 오전 8시쯤 인천에서 출발하였다. 도착하니 12시가 채 되지 않았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주차장도 많이 비워 있었다. 공원 내 순환 버스를 타고 공원의 입구에 도착했다.

예전에 한 번 와 보았는데 너무 많이 변해 어디가 어딘 줄 모를 정도였다. 부모님과 온 어린이, 누나와 온 어린이, 친구들과 온 어린이 참으로 다양한 모습을 띤 아이들이 어른들과 뒤섞여 노는 모습은 모두가 하나 됨을 느끼게 했다. 이토록 행복해 보이는 모습들이 언제 어디서나 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잠시 피부를 스쳐가는 듯 했다.

일선 학교에서 어두운 그림자를 지니고 있는 불구 가정의 아이 모습이 이곳의 어린이들의 모습과 같았으면 하는 생각이 타고르의 시를 연상케 한다. 그의 시 “바닷가에서” 출렁거리는 그 파도의 모습이 어린이에게는 유희의 대상이 되지만, 어른들의 눈에서는 삶의 터전으로 비춰지고 있다. 어린이와 어른들의 생각이 대상을 두고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단순히 이성의 유무라고 할 수도 있으나, 그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대상을 바라보는 생각이 순수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에 있을 따름이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사건 사고는 학생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일어나는 단순한 통과의례라고 보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을 확대시켜 펼쳐 나가면 인간과 인간의 사이에 일어나는 이속의 다툼을 연상하게 한다. 타고르는 어린이가 바닷가에서 진주를 캘 줄 모르기 때문에 바다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두려운 자나 두렵지 않는 자나 서로 어울려 놀 수 있는 대상이 되면 무서운 파도도 무서운 호랑이도 다정한 벗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그렇게 될 때 인간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공존하게 되는 것이다. 문명의 발달은 결국 인간을 오염의 수렁으로 자꾸만 빠져들게 하는 원인이 된다. 그렇다고 문명의 이기를 거부할 수도 없다. 다만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균형감각을 갖추어 나가는 인간성 회복에 과학도 역점을 두면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어른은 어린이를 자연과 같이 길러야

자연은 순수해서 좋다고 한다. 인공은 조형미를 주어서 좋다고들 한다. 자연은 오래 보아도 싫증을 느끼지 않는다. 인공의 미는 오래가면 퇴색되고 추하게 된다. 자연의 소리는 아무리 들어도 시끄럽지 않다. 인공의 소리는 오래 들으면 짜증을 느끼고 지루함을 생각하게 한다. 이처럼 자연과 인공의 차이는 우리 주변에서 늘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어린이들의 마음과 어른들의 마음을 인공과 자연에 비교하여 생각하기는 그리 싶지 않다. 어린이는 생각이 어리기에 그렇다고 어른들은 생각하기가 일쑤다.

순수한 자연을 바라보며 웃으며 즐기는 것처럼, 어린이의 마음이 어른들의 속물근성을 어린이 날에 다시금 되돌아보는 마음이 있었으면 한다. 학교의 장이 학교의 비리에 연루되고, 타인을 모함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등등의 사건이 인터넷에 탑재되어 추한 모습을 전국의 교직원에게 느끼게 할 때마다 글을 읽는 교사의 마음은, 관리자의 모습이 어린이의 마음처럼 순수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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