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많은 비를 뿌리던 날씨가 신기하게도 출근시간이 되자 활짝 개었습니다. 시원한 한 줄기의 바람이 교정에 핀 보라색 도라지꽃을 살짝 건들며 달아납니다.
밤새 내린 빗물에 깨끗이 세수를 마친 초목들이 더욱 푸르러 보이는 싱그러운 이 아침에 우리 동네 소탐산에 자생하는 아름다운 꽃들을 선사합니다!
달개비, 닭개비 또는 닭의밑씻개라고도 합니다. 동이 트기 전 새벽에 피는 꽃입니다. 꽃망울은 은은한 자색을 풍겨 청초한 여인을 연상시킵니다. 새싹일 때 뜯어서 나물로 무쳐먹으면 맛이 환상이랍니다.
다알리아입니다. 멕시코 원산으로 '꽃말은 당신을 알기에 기쁩니다.'로 낭만적인 느낌이 드는 꽃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남녀가 교제하다가 이 꽃을 선물하면 곧 결혼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백일홍입니다. 원래 멕시코 들판에 자생하던 잡초를 원예종으로 개발한 것이랍니다. 꽃이 꼭 백일 동안만 피기 때문에 백일홍이란 이름이 붙여졌답니다.
금잔화입니다. 꽃의 모양이 황제가 마시는 금으로 만든 술잔 같다고 해서 금잔화(金盞花)라고 부르는 꽃이랍니다. 지중해연안과 유럽 남부지방이 원산지입니다.
향기가 독특해서 울밑에 심으면 각종 해충과 뱀의 침입을 막을 수 있답니다.
봉숭아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봉선화라고 부르는 꽃입니다. '봉선화 연정'으로도 유명한 꽃이죠. 무더운 여름날 그 청초한 자태를 보이며, 함초롬히 피어 있는 봉선화는 어딘지 모르게 비련의 여주인공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에 슬퍼 보인답니다.
분꽃은 남미가 원산인 꽃입니다. 까만 오디 같은 씨앗에 분가루 같은 고운 녹말이 들어 있어서 이름이 분꽃이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이 분말을 분가루 대용으로 사용했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나리꽃입니다. 꽃말은 '깨끗한 마음'입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아리따운 처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원님 아들 중에 행실이 아주 고약한 자가 있었습니다. 그자가 이 처녀를 보고 첫눈에 반해 강제로 범하려 하자 처녀는 끝내 자결로써 순결을 지켰다고 합니다.
이후 원님아들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그녀를 양지 바른 곳에 묻어 주었는데 훗날 그 무덤 위에 꽃 한 송이가 피어났는데, 원님 아들이 그 꽃을 거두어 고이 길렀는데 이 꽃이 바로 나리꽃이랍니다.
접시꽃입니다.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이란 시로 유명해졌죠. 아욱과에 속하는 이년생 초본식물입니다. 조선 초기에는 황촉화(黃蜀花), 일일화(一日花)로 불렸습니다. 우리 동네에서는 촉규화로 부르는 꽃입니다.
메꽃은 이른 아침에 피었다가 낮에 오므라지는 꽃입니다. 이처럼 꽃잎이 피었다가 오므라들었다 하는 것은 햇빛과 관계가 있습니다. 즉 빛에 따라서 꽃잎의 안쪽과 바깥쪽이 자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죠. 달맞이꽃과 튤립도 메꽃처럼 피었다 오므라들었다 한답니다.
인삼 열매랍니다. 처음 보시는 분도 많겠지요. 인삼은 수확하기까지 보통 4-6년 동안 키우는데, 매년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지만 뿌리의 성장을 돕기 위해 꽃봉오리가 맺힐 때 따버려야 합니다. 열매는 빨강과 노랑 두 자기 계통이 있습니다.
박꽃입니다. 어제 날이 어둑해진 저녁 무렵 산책을 나갔다가 발견한 꽃입니다. 땅거미가 배경이 되어선 지 박꽃은 마치 표백된 홑청처럼 희어 보였습니다. 역시 박꽃은 한여름밤에 보아야만 제맛이 납니다.
자귀나무 꽃입니다. 연분홍 꽃이 흡사 쥘부채처럼 아름다워 보입니다. 자귀나무는 '합환목', '사랑나무'라고도 불리는 여름철의 대표적인 야생화입니다. 자귀나무 잎은 밤이 되면 두 잎이 겹쳐졌다가 해가 뜨는 아침이면 갑자기 떨어지는 신기한 꽃입니다. 그래서 자귀나무를 일반 가정집에 심어놓으면 부부의 금슬이 좋아진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자두나무랍니다. 먹음직스런 자두가 새빨갛게 매달려있습니다. 자두는 6월말부터 7월 초순경에 익는 여름철 과일로 싱싱한 자두를 나무에서 직접 따먹으면 시장에서 사먹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환상적인 맛을 느낄 수가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