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특보가 함께하는 개학날인 오늘은 무척 덥다. 지난주 중․고등학교가 무더위로 개학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있을 정도로 8월말인데도 날씨가 너무 덥다. 복도 지나고 모기 입도 삐틀어진다는 처서가 엊그제였건만 무더위는 꺽일 줄을 모르고 있다. 본격적으로 초등학교가 개학을 시작하는 이번 주에도 주 중반까지는 폭염주의보가 함께하는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있다.
하기는 우리나라 기후도 아열대 기후대로 옮겨간다는 기상학자들의 발표를 들은 것 같다. 위도 37도인 서울이 24도 정도 되는 홍콩의 기후와 같아져서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이 짧아진다는 기상학자들의 걱정이었다. 아열대 기후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겠지만, 아직도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의 자연 순환체계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올 여름의 더위는 심해도 너무 심하다.
이런 환경 재앙속에서 개학을 맞은 우리아이들은 냉방시설이 부재한 교실에서 무더위와 투쟁을 하고 있다. 엇이든지 많이 부족한 곳에서 사는 시골아이들이라 다행히도 나름대로 더위도 잘 참는다.
학교건물은 크게 아이들이 공부하는 보통교실과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특별실로 구분된다. 대부분의 학교가 그러하듯 우리 학교도 2층에는 아이들이 공부하는 보통교실이 있고 1층에는 특별실이라 불리우는 장소들이 있다.
가뜩이나 오래된 낡은 슬라브 교사(校舍)이다 보니 단열처리가 되지 않아 아이들의 공부하는 보통교실이 있는 2층은 올라서면서부터 숨이 막힌다. 2층 건물에서 1층은 내려만 가도 시원한 느낌이 든다. 학교가 아이들이 있음으로 해서 존재의 이유가 있는 장소이거늘 특별실(교무실, 보건실, 행정실 등)은 입지조건이 좋은 1층에 있으면서 특별실마다 냉방시설이 완비되어 있다.
보통교실은 많다보니 무엇을 해도 맨 마지막 순서이다. 하다못해 에어컨을 하나 사도 교장실, 행정실, 교무실, 보건실, 유치원 그리고 나서 맨 마지막으로 보통교실들인 아이들이 공부하는 교실순서이다. 교장실도 하나, 교무실도 하나, 보건실도 하나인데 보통교실은 6개나 되기 때문인 모양이다.
이래서는 안되지 싶다. 아이들은 더워서 그냥 소란스러울뿐이다. 각반에서 창문을 열어놓아 소란스러움이 복도를 타고 다른 교실들로 옮겨지면서 그 소란스러움이 배가된다. 얼마나 이런 더위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부대껴야하는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