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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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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육은 옮김이다

지루할 정도로 계속 되었던 비가 오늘은 그치고 검은 구름 사이로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꿈이 보인다. 희망이 보인다. 비를 토했던 구름이 해를 토한 동대산과 서로 호응을 하듯 하얀 구름이 산자락을 살며시 감싸기도 한다. 동대산은 구름에게 진한 푸른 향기를 선물한다. 좋은 아침이다. 깨끗한 아침이다. 오랜만에 예쁜 새소리가 가늘게 들려온다.

하늘을 가득 채운 구름이 옮겨가기 시작한다.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니 밝음이 있다. 그러니 웃음이 있다. 그러니 빛이 있다. 그러니 변화가 있다. 새가 노래하기 시작한다. 나무가 생기가 돈다. 위엄이 있다. 가깝게 다가온다. 아름답게 느껴진다.

무엇이든 너무 오래 머물러도 문제가 생기지만 있을 자리에 있지 않아도 문제가 생긴다. 부작용이 생긴다. 태만을 가져온다. 나쁜 습관을 가져 온다. 나쁜 사람이 되게 한다. 그러기에 있을 자리에 있지 않다면 있을 자리로 옮겨 주는 게 필요하다.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않다면 과감하게 있을 자리로 옮겨야 한다. 우선 마음의 자리가 옮겨져야 한다. 몸 따로 마음 따로인 학생들이 많이 있지 않은가? 수업시간에 몸은 교실에 앉아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있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몸과 마음이 항상 같이 있도록 마음의 자리를 옮겨야 한다. 마음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보이지 않는다고 마음을 마음대로 옮겨서는 안 된다. 보이지 않는다고 몸과 마음이 따로 놀아서는 안 된다. 언제나 몸이 가는 곳에 마음도 가 있어야 한다.

생각의 자리도 옮겨야 한다. 마음이 옮겨가는 이유가 무엇인가? 생각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마음을 앗아가지 않는가? 몸은 학교에 있는 데 생각은 오락실에 있고 몸은 교실에 있는데 생각은 운동장에 있고 몸은 과학실에 있는데 생각은 음악실에 가 있고 하면 되겠는가? 몸은 선생님을 바라보고 있으면서 생각은 여자 친구에게, 혹은 남자 친구에게 가 있으면 공부가 제대로 되겠는가?

생각의 자리를 몸의 자리와 일치되게 해야 한다. 생각의 자리를 좋은 곳으로 옮겨야 한다. 생각의 자리를 깨끗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생각의 자리를 참된 곳으로 옮겨야 한다. 생각의 자리를 사랑스러운 곳으로 옮겨야 한다. 생각의 자리를 칭찬받을 만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누추한 자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러운 곳에서 벗어나야 한다. 악한 곳에서 벗어나야 한다. 왜냐하면 누추한 생각을 하면 누추한 사람이 되고 깨끗한 더러운 생각을 하면 더러운 사람이 되고 악한 생각을 하면 악한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몸의 자리를 옮겨야 한다. 청소시간에 청소구역에 있지 않으면 청소구역으로 옮겨야 한다. 자습할 시간에 교실에 있지 않으면 교실로 옮겨야 한다. 체육시간에 운동장에 있지 않으면 운동장으로 옮겨야 한다. 컴퓨터시간에 교실에 남아 있으면 컴퓨터실로 옮겨야 한다. 미술시간에 교실에 있으면 미술실로 옮겨야 합니다. 과학시간에 교실에 남아 있으면 과학실로 옮겨야 한다. 쉬는 시간에 학교 밖을 나돌고 있으면 학교 안으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공부할 때 공부하고 청소할 때 청소하고 놀 때 놀고 운동할 때 운동하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거꾸로 학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기회에 자기가 있을 자리에 제대로 있는지를 살펴보았으면 한다. 그리하여 있을 자리에 있어 자기의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청소면 청소하는 곳에 마음도, 생각도, 몸도 가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음, 생각, 몸이 따로 놀면 안 된다. 함께 가야 한다. 일치되게 해야 한다. 마음, 생각, 몸이 하나가 돼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학생 구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야 학교생활을 윤택하고 넉넉하게 풍성하고 아름답게 향기 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은 옮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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