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연구 후 평가반성회 시간. 수업자는 긴장도 되지만 사실 이런 기회를 갖지 않으면 전문성은 신장되지 않는다. 자기 수업을 참관자의 눈을 통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수업 준비, 공개 수업도 중요하지만 평가회를 통해 교직 성장을 가져오는 것이다.
수업 평가반성회는 연구부장 주관하에 수업자 자평, 질의 응답, 참관자 소감, 교감의 수업지도, 교장 총평 순으로 진행된다. 과거엔 교감과 교장의 질책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잘한 점은 칭찬하고 개선할 점을 제언한다. 물론 수업자의 이해와 동의가 전제다.
"수업 당일 구름이 잔뜩 끼어 햇빛이 없었는데 썬그라스를 쓴 이유는 무엇인가요?"
"학생들에게 긴장을 주려고요."
"……."
"썬그라스를 쓰면 학생들이 교사의 눈을 볼 수 없어 함부로 장난을 치지 않습니다."
학생들을 수업에 집중시키고 밀도있는 수업을 위해 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수업자가 썬그라스를 착용했다는 이유인데 일면 타당성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적인 접근법이 아니다. 교육은 눈과 눈이 마주쳐야 이루어지는 것이다. 교사의 눈빛을 보고 학생이 그 의미를 읽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눈높이라는 말도 있다. 교사와 학생이 가까와지려면 맨눈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교사의 언어는 물론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교육인 것이다. 어찌보면 잠재적 교육과정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가장 잘 된 교육은 염화미소(拈華微笑)의 경지에까지 이르러야 하는 것이다.
신규교사에게 학생들은 감시와 감독의 대상이며 심지어 통제의 대상이라고 인식시켜 준 사람은 누구일까? 대학에서? 임용고사 교육학에서? 아니면 험한 세상이? 우리가 살아가는 현 세태가 학생들은 순수함을 잃었다고 누가 알려주기라도 했단 말인가!
교사는 법규위반 운전사를 단속하는 싸이카 경찰관이 아니다. 교육의 안내자요 인도자인 것이다. 학생들이 배움의 기쁨을 느끼도록 학습에 빠져들게 하는 학습촉진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학생들이 교사에 대해 인간적인 존경을 하고 선생님이 좋아서 그 교과를 더욱 열심히 공부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 햇빛이 강하더라도 학생들 앞에서는 자주 썬그라스를 벗겠습니다."
체육교사의 수용적인 태도다. 반쯤은 양보한 것이다. 신규 체육교사의 수업을 꾸짖는 것이 아니다. 남녀 혼성반의 체육수업 '축구' 단원을 넷볼 규칙을 이용하여 여학생을 적극적으로 수업에 끌어들였다. 남녀가 협동하여 서로 도와주고 협동하며 가르쳐주며 학습목표에 도달하였다. 성공된 수업이었다.
20대 신규교사의 학생관, 수업관을 보고 교육과 수업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소중한 평가회 시간이었다. 수업연구가 필요하고 평가 반성회를 꼭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