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각종 매스컴에서는 남성들이 예비신부의 직업으로 가장 선호하는 직종이 10년 만에 '교사'에서 '공무원·공기업 사원'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을 보도하였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에 따르면 전국의 20세 이상 미혼 남녀 1462명을 상대로 결혼의식에 대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남성 응답자의 60.9%(복수응답 가능)가 '가장 선호하는 배우자의 직업'으로 '공무원·공기업 사원'을 꼽았다. 이 회사가 1996년부터 매년 실시해 온 결혼의식 설문 조사에서 예비신부의 직업으로 10년 내내 1위를 차지했던 '교사'는 이번 조사에서 58.7%를 얻어 2위로 밀려났다는 것이다.
이 결과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하기야 교사들도 공무원이니 1위나 마찬가지라고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다. 그러나 10년간 잘 나가던 교사가 2위라니, 뭔가 이유가 있을 법도 하다. 혹시, ‘잃어버린 10년’의 열매가, ‘교육황폐화 정책’의 끝맺음이 바로 이렇게 나타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 동안 교원 정년단축을 비롯하여 교직 전문성을 무시한 교원평가제 강행, 무자격교장공모제 확대 등 정부의 교단 흔들기와 교원노조의 합법화에 따른 국민들의 교직 경시 풍조, 사회적 지위의 하향 등 복잡한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지금 각 시도교육청은 비상이 걸려있다. 10월 하순부터 실시되는 교육부의 지방교육혁신종합평가 때문이다. 이 평가에 따라 수 십억의 지원금이 차등 배정되니 교육청 입장에서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잃어버린 10년' 동안 교육현장에는 정작 있어야 할 '장학(奬學)'은 없어지고 돈을 미끼로 하는 엉뚱한 '평가'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고객만족도 평가의 주요 요소에 교육청의 혁신과 교육활동이 들어가 있는데 이것을 고객만족도로 산출하고 있다. 그리하여 시도교육청이 나서서 ‘고객만족도 평가 대비 로드맵’까지 만들어 도 단위, 지역교육청 단위, 학교 단위 연수와 설명회, 자가진단 프로그램 운영 등 교육 외적인 것에 부산을 떨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데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궁금하다. 다만 고객만족도 시뮬레이션 결과 의미 있는 수치가 나왔다.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만족도는 어느 정도 상향되어 80% 이상으로 나타났으나 교사의 교육활동과 직무 만족도는 작년 수준 그대로 40-50%에 머문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교육활동은 어려워지고 학생지도 및 업무 과중으로 인하여 교직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교사 스스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니 교직의 매력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마침 한국교총 현장교육지원특위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2007.10.8-14 / 참여인원 3,046명) 결과도 의미심장하다. 설문, 교직만족도를 위해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으로 ‘교직의 보람’을 862명(28.3%)이 지적하였다. 승진․인사제도(23.8%)나 보수의 적절성(20.6%)보다 먼저 꼽은 것이다.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이 ‘교직의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교직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가르치는데 보람을 느낀다면 만족도는 높아지는 것이다. 국가지도자가 선생님을 존경하고 정부정책이 교육을 우선시 하고 국민들이 교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교직의 사회적 지위는 당연히 향상되리라 본다. 그리하면 ‘여교사 신부감 1위’가 다시 도래하는 세상이 되리라고 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