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이과를 선택했는데 수학을 잘 못해 걱정입니다. 그래서 미적분이 포함되지 않은 수리 ‘나’형을 선택할 생각입니다.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하는데 문제가 없을까요?
A 과거에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문과와 이과로 진로를 구분했습니다. 하지만 제7차 교육과정이 시작되면서 문과와 이과의 이분법이 없어지고 전공 영역별로 과목을 선택하는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그러면서 2005학년도부터 이과생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미적분이 빠진 문과생용 수학(수리 ‘나’형)을 선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후 실제로 많은 이과생이 수리 ‘나’형을 선택한 것이 사실입니다.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수리 ‘가’와 ‘나’형 가운데 수리 ‘가’형을 선택하는 수험생이 처음으로 20%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리 ‘가’형이 ‘나’형에 비해 시험 범위가 넓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수험생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수리 ‘가’형을 선택하지 않고 공대나 자연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설사 공대나 자연대에 진학한다고 해도 이후 공부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서울의 한 명문 공대 수업시간 중 적분기호(∫)를 가리키며 그게 무엇이냐고 묻는 학생이 있어 교수가 탄식한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때 공부하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미적분이 포함되지 않은 수리 ‘나’형을 선택하는 일은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수학은 논리적이고 단계적인 과목이기 때문에 어느 과정의 앞 단계를 제대로 학습하지 않았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일이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공계 진로를 꿈꾸고 있는 학생이라면 미적분이 포함된 수리 ‘가’형을 선택해서 도전해 보기 바랍니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수리 ‘나’형을 선택한 학생이라면 대학 진학 후 수업 내용을 따라가기 위해 미적분 등 필요한 수학 지식을 따로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미래의 직업 중에는 높은 수학적 능력을 요구하는 분야가 많이 생겨날 것으로 예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