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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집을 나설 때는 날씨가 춥다는 것만 느끼며 평소처럼 출발하였다. 중부지방에 첫눈이 내렸다는 뉴스는 들었어도 도로에는 눈을 볼 수 없었다. 한참을 달리다보니 다리위에는 얼음이 깔려서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었다.

한참을 더 달리다 보니 도로에도 눈이 제법 쌓였고 소나무 숲에는 하얀 눈이 아름다운 설경을 이룬 것을 보니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느낌을 받았다. 출근길에 두 곳에서 사고가 나서 운전자들에겐 경각심을 불어 넣어 주어 긴장을 하면서 운전을 하였다.

평소보다 시간이 더 걸려서 겨우 출근시간을 넘기지 않고 도착하여 약간 길게 경사진 교문으로 들어서니 아이들은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첫눈의 신기함을 맛보려는 듯 강아지처럼 뛰어다니며 눈싸움을 하고 장난을 치느라 차가 들어오는 것도 모르고 놀고 있었다.

숲으로 둘러싸인 교정에는 온통 하얀 옷으로 갈아입고 있어 너무 깨끗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교직원 몇 분은 넉가래로 눈길을 내며 첫눈이라서인지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우리학교는 학교버스가 많은데 첫눈 온 날 아무사고 없이 무사히 돌아와 안심이 되었다.

아이들은 눈만 오면 좋아하는 것 같다. 아이들은 왜? 하얀 눈을 좋아할까? 그것도 첫눈을 더 좋아하는 것은 깨끗한 눈과의 첫 만남 때문 일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아마 마음이 순진하고 깨끗하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에 반해 어른들은 난방걱정, 교통안전문제, 겨울준비 등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 보면 너무 대조적이다. 감수성이 예민한데다가 보고 느끼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어린이들이 어쩌면 마음만은 더 행복한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감성이 풍부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어른들이 보여주어서는 안 될 부끄러운 일들이 연일 TV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노출될 때면 얼굴이 화끈 달아오를 때가 있다. 자라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라도 어른들이 정직하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마음자세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첫눈의 깨끗함으로 찌든 어른들의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고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서로 서로 칭찬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마음을 첫눈과 함께 새롭게 느껴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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