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21~22 경기도 초등음악연구회 자문단 협의회가 가평수덕원에서 있었다. 경기도교육청지정 교육과정 정책연구학교로서 2007 개정 교육과정 적용대비 음악과 연구학교인 군포양정초등학교가 주최한 이번 협의회에 40여명이 참여하여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개회식을 간단히 마치고 교육과정 강의, 실기연수, 자율연수, 체험연수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는데 첫 시간은 군포초등학교 김진수 교장의 '음악과 교육과정 운영의 본질적 접근'이라는 주제의 강의가 있었다. 김교장은 강의에서 음악의 본질이 소리의 예술이며 체험을 통하여 음악미를 추구한다고 볼 때 음악의 편향적 접근을 배제하고 다양한 장르의 접근으로 음악체험의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하였다. 또 음악하기, 화성중심, 음악의 생활화의 7차 개정 음악교육과정의 새로운 변화를 말하며 학생들의 음악적 재능, 특기적성 계발에 기여하기 위하여 교사의 음악교육 전문성 신장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하였다.
경기초등음악교육연구회 회장이기도한 김진수 교장은 음악분야에서 오랜 동안 쌓은 음악 실무경험과 전문적인 음악적 지식에 여유롭고 멋스러운 강의 매너가 더해져 참석한 모든 교사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는데 특히 음악에 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스스로 노력해 나간 '폴 포츠'의 동영상과 또 음악적 재능이 있는 부모로부터 놀라운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어거스트(프레디 하이모어)가 출생과 동시에 부모와 생이별 하였다가 음악을 통해 부모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감동적인 음악 영화 '어거스트 러쉬' 를 준비하여 보여줌으로써 색다른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다음 시간은 '2007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기악영역의 특성 이해'란 주제로 건국대학교 최은식 교수의 강의가 이어졌다. 음악과 교육과정 심의위원으로 7차와 개정 7차 음악과 교육과정에 깊이 관여하였던 최은식 교수는 특히 기악영역에 관하여 강의하였는데 기악뿐만 아니라 모든 음악활동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학습요소중 하나로 바른 자세를 들었다.
음악을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기초기능의 습득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특히 악기를 학습할 때에는 신체 전부분이 관여한다고 강조하며 상체와 하체 모두가 이완되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즉 모든 부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신체 전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습득하지 않고서는 연주기능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악기를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바른 주법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반복학습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연주기능의 습득은 그 자체의 목적보다는 음악적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최교수는 또한 악기연주 학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 한 악기가 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느끼고 탐색해야 하는 것이며 악기의 아름다운 소리는 그 자체로 학생들에게 매우 큰 음악적 동기와 감동을 부여하므로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선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였다.
다음으로는 오르프 킨더 연구소 이남영 소장의 실기연수가 있었다. 현장에 있는 교사들이 연구소에 와서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 오르프 교육을 어떻게 수업에 적용하는 것이었다며 각 학년 음악교과서에서 오르프 수업에 적용할 수 단원을 선택하여 오르프 악기를 동원하거나 신체동작, 소리를 이용한 수업을 시연하였다. 교사들도 하나라도 배워 수업에 적용하려는 일념으로 학생으로 돌아가 이남영 소장의 시연에 함께 참여 하였다.
3학년의 “시계”단원에서는 리듬을 분할하여 지도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신체동작으로 접근하여 갔다. 그 다음 맞는 오르프 악기를 선택하였고 현장에서 한정된 리듬악기를 사용하다가 각 리듬에 맞는 다양한 오르프 리듬악기를 사용했을 때의 효과는 너무나 컸다. 현장에서 악기를 지도할 때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을 고민하던 교사들은 자신들의 지도방법의 연구 즉 지도단계를 무시하고 다양한 체험을 주지 못한 채 성급한 수업을 시도했던 것을 반성하는 좋은 기회였다.
또 4학년 “새노래”단원에서는 리듬과 가사가 다소 까다로운 전래동요를 신체동작과 고무줄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뛰면서 체득하는 리듬으로 쉽게 배우는 법을 지도하였다. 이남영 소장이 직접 개발한 고무줄이라고 소개한 것을 보면 시각적으로 또 기능면에서 매우 훌륭하였다.
6학년 교사라면 누구나 겪었을 “뻐꾸기”단원의 3부 합창 지도를 손가락 음률지도를 통하여 너무나 쉽게 지도하는 법을 소개하였다. 교사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멋진 3부합창이 되어가고 있는 것을 느끼며 매우 놀라워했다. 마지막으로 오르프 캐논 앙상블을 연주하며 C-D-E-F-G-A-B의 단순한 음의 구성에서 3도, 5도의 약간의 변화를 주었을 때 합주를 하면 놀라운 화음으로 발전하는 것을 보고 초등학교 교실에 이와 같은 오르프 악기가 들어오고 교사 연수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함을 엿볼 수 있었다.
저녁 식사 후 바로 교사들의 음악지도 현장 사례발표가 있었다. 파주 봉일천 최윤자 교사의‘국악 가창(민요)지도’, 구리 갈매초 이은실 교사의 ‘초등학교 음악수업에 오르프 음악 적용방안’, 성남 제일초 안기범 교사의 ‘오르프 악기를 동원한 합창지도’ 부천 상인초 장순평 교사의 ‘합창지도’사례 등이었다. 음악 각 분야에서 전문가로서의 실력을 쌓아가며 현장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뛰고 있는 교사들의 모습을 보며 도전을 받는 교사들의 표정이 역력했다.
밤늦도록 이어지는 대화 또한 그칠 줄을 몰랐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방음 장치가 덜 된 곳에서 사물놀이 지도를 하며 여러 교사들의 배려가 아쉬웠던 일을 토로하는 교사도 있었고 오후에는 학원 등으로 빠져나가는 아이들 때문에 아침자습을 통하여 합창연습을 하며 정작 자신의 반은 아침자습이 잘 안 이루어져 교무부장으로부터 질책을 받고 마음 상했던 일, 리코더 합주부를 지도하며 정착이 되지 않았을 때는 단원조직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젠 모든 어린이들이 리코더부에 들고 싶도록 만들어 오디션을 거쳐 들어온다는 한 교사의 말에 놀라기도 하였다.
다음 날 가평수덕원에서 가까운 남이섬으로 향하였다. 눈이 조금씩 뿌렸으나 귀한 만남의 시간인 만큼 예정대로 추진되었다. 유람선을 타고 남이섬에 도착하여 눈과 함께 걸으며 각 학교에서 추진하고 있는 여러 가지 특색사업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정말 살아 숨 쉬고 있는 경기교육을 실감하였다. 때때로 들은 정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 어떤 방법으로든 이와 같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학교만...’이라는 우물 안 개구리식의 사고방식은 퇴보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었다. 음악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사들이 있다는 것이 가슴 뿌듯하게 한다. 교사들이 누리고 있는 이 아름다운 음악의 세계를 어린이들과도 함께 누리는 교사들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