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관내 중학교 한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함께 교육청 같은 과에서 근무도 해 마음이 잘 통하는 교장선생님이시다. 전화내용은 다름이 아니고 방과후학교 운영에 대한 이야기였다.
울산교육의 시책 중 하나가 학력향상이고 우리 울산의 학생들의 학력이 타시도에 비해 많이 떨어져 있으니 학력향상을 위해 방과후학교를 잘 활용토록 하면 어떻겠느냐고 교장협의회 때 말씀 드린 바가 있다.
중학교에서는 방과후학교 운영이 초, 고등학교에 비해 잘되지 않는 편이다. 중학교에서는 일과가 끝나고 나면 교문 주변에 학원차가 줄을 서 있다. 학생들을 학원에 싣고 가기 위해서다. 그야말로 사교육이 공교육을 압도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학생들도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고 학부모도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고 선생님들조차 학원에 가는 것을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니 사교육비는 엄청나게 늘어나고 공교육은 무너진다고 아우성이고 학교 선생님들을 불신하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공부하기보다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을 더 좋아하고 학교의 선생님보다 학원 선생님을 더 신뢰하고 그렇다고 학력이 향상되지도 않고 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관내 남목중학교 박국이 교장선생님께서는 이런 문제점을 파악하고 방과후 학원행의 고리를 끊을 수 없을까 고심하던 끝에 방과후학교를 학원 종합반 형태로 운영하여 주요과목을 집중 지도를 하고 있다는 전화를 한 것이었다.
이렇게 방과후학교 일환으로 일반 사설 학원의 종합반 형태의 교육을 위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선생님들의 협조를 얻어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니 학부모님들의 좋은 반응을 얻게 되고 호응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리포터는 이 전화를 받고 기분이 좋았다. 일선학교의 교장선생님께서 교육청의 방침을 귀담아 듣고 방과후학교 활성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요 보람이 아닐 수 없다. 방과후학교가 중학교에서도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고 방과후학교 운영을 통해 뒤떨어진 학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차에 이와 같은 소식의 전화가 오니 얼마나 유쾌한가?
이 학교는 지난달 31일부터 매주 월, 화, 수, 금요일마다 하루 3시간씩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 5개 과목을 일반 사설 학원처럼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으며, 방과후학교 수업은 22명의 교사 중 국어·영어·사회·과학 과목 각 2명, 수학 과목 3명 등 11명과 영어를 담당하는 외부 강사 1명이 맡고 있다고 하니 전체 선생님의 반이 방과후학교에 참석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학원식 교과종합반 형태의 방과후학교를 운영함으로 학원 선생님보다 못하다는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학교에서 아무리 열심히 가르쳐도 수업을 마친 학생들 대부분이 사설 학원으로 달려가는 악순환의 고리를 한 번 끊어 보자는 게 교장선생님의 의도라고 한다.
특히 교장선생님께 강조하시는 것 중의 하나가 수강료는 한달 20만원에 달하는 외부 사설 학원의 25% 수준인 월 4만원에 불과해 학교에서 주요 과목을 매일 3시간씩 집중적으로 가르치면서도 수강료는 엄청 싸다는 것이다. 우선 수업을 60시간(한달 보름정도) 가량 진행해 본 뒤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으면 확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울산에서도 중학교 방과후학교 운영이 활성화되어 사교육비도 줄이고 선생님의 능력도 인정받고 학생들의 학력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국이 교장선생님께 파이팅을 외치며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