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내 25개 구별 초등교 통학로 안전진단 결과, 평균 안전점수가 낙제점에 가까운 62.7점('양' 등급)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비교적 우수한 '미' 등급은 4개 구만이 받은 반면 '가'를 받은 구가 8개나 되는 등 초등교 통학로 주변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된 상태다.
이 같은 사실은 시민단체인 한국어린이사고예방모임이 지난달 23일 삼성화재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서울 초등교·유치원·어린이집 주변 통학로 교통환경 안전성 평가' 공청회'에서 발표됐다.
예방모임이 지난해말 초등교 201곳, 유치원 138곳, 어린이집 123곳 등 362곳의 통학로를 조사한 결과 ▲하교시간 교통지도 허술 ▲통학로 내 불법 주정차 차량 방치 등 위험요소가 산재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굣길 통학로 주변에 대한 경찰, 구청에 의한 교통규제가 매우 허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교시 교통규제를 하지 않는 곳이 315곳으로 전체의 71.8%에 달한 반면 교통규제를 잘 하고 잘 지켜지는 곳은 87곳(19.8%)에 불과했다. 또 하교 시간대에 교통지도를 하지 않는 초등학교가 전체의 75.4%인 153개교에 달했다. 하교 시간대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등교 시간대보다 두 세배나 높은 현실을 반증하는 실태조사 결과다.
또 통학로 횡단보도 10미터 이내에 학생과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 방치된 경우도 64.5%나 됐고 버스정류장이 있는 곳이 46.9%, 노상적치물이 있는 곳도 32.4%에 달해 사고 위험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과속방지턱이 설치돼 있지 않은 기관이 28.9%나 됐고 설치된 과속방지턱도 44.3%는 페인트가 탈색돼 운전자와 보행 어린이 모두에게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 보차도 분리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은 유치원(65.7%), 어린이집(63.2%)이 전체의 3분의 2나 됐다. 통학로 주변에 설치된 안전표지판의 수는 초등교가 평균 12.78개, 유치원 4.26개, 어린이집 2.76개로 미취학 아동들에 대한 통학로 안전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통학로 주변에서 운전자들이 상습적으로 난폭·과속운전을 하는 곳도 12.4%나 됐다. 통학로 현장조사에 나선 5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61.9%가 '통학로가 위험하거나 매우 위험하다'고 답했고 '안전하다'는 응답은 38%에 그쳤다.
한국어린이사고예방모임 윤선화 부장은 "각 구마다 안전시설 설치와 교통규제 단속 강화에 나서야 한다"며 "각 학교장도 하교 시간대 교통지도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