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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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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육은 인내다

비구름이 낀 아침이다. 가까이는 시야가 가리지 않지만 멀리는 시야가 뚜렷하지 않다. 하지만 곧 먼 곳도 보일 듯, 시야가 뚜렷해질 듯한 느낌이 든다. 계속되는 더위로 인해 짜증스러워지고 무력해지려고 한다.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기 위해 내 방에 불을 켜지 않고 있으니 더욱 마음이 착잡해진다. 이럴 때일수록 참고 또 참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참는 것이 참 좋은 것 같다. 참아야 자신을 잘 다스릴 수 있을 것 같고 함께 하는 공동체 식구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은 자신을 망가뜨리게 되고 함께 하는 이들을 망가뜨리게 될 것 같다. 참는 것이 보약이다. 육체의 건강에도 보약이고, 마음의 건강에도 보약이다. 참는 것만이 능사인 것 같다. 특히 교육에서는 더욱 그런 것 같다.

어제 강북교육청 관내 중학교 31명 교감선생님들의 모임이 소회의실에서 있었다. 권혁종 교육장님께서 인사하시는 말씀 가운데 가슴에 특히 와 닿은 것이 있었는데 그게 다름 아닌 '참음'에 대한 말씀이었다. '교육의 출발은 배우는 학생이나 가르치는 선생님이나 참는 것이다'라는 말씀이 내 심장에 꽃혔다.

그렇구나 '교육은 참음이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덧붙여 교육장님께서는 참는 것에 대해서 말씀을 이어나갔셨는데 참는 것이 지쳐서 무관심하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고 끝까지 소망을 갖고 관심을 갖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하셨다.

그 말씀이 계신 뒤에 나는 계속해서 교육은 참음이다. 교육은 인내다. 교육의 시작도 인내고 교육의 마침도 인내다. 교육의 과정도 인내고 교육의 문제도 인내로 해결되겠구나, 선생님의 덕목 중의 덕목도 인내이고 선생님의 교육적 자산도 인내가 되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교육은 참음이되 무한한 참음이구나, 끝까지 참는 것이구나, 참음의 한계는 있을 수 없구나. 교육의 효과는 참음에 비례하는구나. 선생님들은 참음 그 자체이구나, 선생님들만큼 참는 용량이 큰 분들도 잘 없겠구나, 좋은 선생님의 잣대가 바로 인내가 될 수 있겠구나, 선생님들만큼 인내의 용광로 속에서 단련되고 또 단련되고 있는 분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있었다.

교육의 효과는 참는 데 있구나, 교육의 효과는 포기하지 않는 데 있구나, 교육의 효과는 관심을 가지는 데 있구나, 교육의 효과는 소망을 갖고 희망을 갖는데 있구나, 교육의 효과는 기다리는 데 있구나, 교육의 효과는 선생님만 참는 데 있는 것이 아니구나, 교육의 효과는 학생들도 참는 데 있구나...등등의 생각들이 마음속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교육은 인내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도 인내만 있으면 잘 가르칠 수 있겠구나, 선생님들께서 인내만 있으면 학생들을 반듯한 학생으로 자라게 할 수 있겠구나, 학생들도 인내만 있으면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을 것 같고, 안 해야 될 것도 참아낼 것 같고 그러다 보면 몰라보게 달라지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인내 속에서 즐거운 학교생활이 되었으면 좋을 것 같다. 인내가 보약이 되었으면 한다. 인내가 새 힘이 되었으면 한다. 인내가 용기가 되었으면 한다. 인내가 새 출발이 되었으면 한다. 인내가 활력이 되었으면 한다. 인내가 좋은 영양제가 되었으면 한다. 선생님께서는 짜증나는 일이 있어도 참고, 화낼 일이 있어도 참고, 뜻대로 안 되도 참고, 마음에 안 들어도 참고, 말을 안 들어도 참고 하면 학생들이 감동을 먹을 것 같다.

학생들도 잠이 와도 참고, 공부가 하기 싫어도 참고, 싸울 일이 있어도 참고, 선생님이 마음에 안 들어도 참고, 학교가 마음에 안 들어도 참고, 친구가 미워도 참고 하면 자기도 모르게 성숙하게 될 것이고 선생님들과 학부모님까지도 감동을 받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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