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더운 여름철 좁은 공간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 전화를 받거나 장학사님들로부터 학교 소식을 들을 때 좋은 소식보다 좋지 못한 소식이 들리면 답답하기도 한다.
그런데 오늘은 시원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오후 5시 반쯤이었다. 울산 강북교육청 관내 한 중학교의 교장선생님이었다. 방학을 했다는 것과 언제 출장을 가서 언제 돌아온다는 것과 60시간 직무연수를 받는다는 것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라는 것을 아주 상세하게 말씀해 주셨다. 저보다 연세도 많으신데도 전혀 보고할 이유도 없는데도 학교의 구체적인 행사일정이나 출장 등의 내용을 상세하게 알려 주시니 고마울 따름이다.
우리는 방학을 했는데 서운할 것 같아서 위로도 할 겸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 줄 겸 전화를 주셨다니 감동 만점이 아닐 수 없다. 교장선생님과 같은 분을 또 어디서 만나볼 수 있으랴! 정말 보기 드문 좋은 교장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행복을 느끼게 된다. 울산지방방송 중 어떤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시면서 꼭 시청을 해 보라고 권하기도 하셨고 아침 5시 반에 하는 프로그램이라 시청을 하지 못하면 그 방송국에 들어가서 다시보기를 눌러 보라고도 하셨다.
그리고 오늘 방학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하셨다. ‘방학 동안 학생들은 PDCA를 꼭 이루어 보라’고 했고 선생님들에게도 PDCA를 이룰 수 있도록 독려하고 방학이 끝난 후 PDCA를 이룬 학생들을 추천해 주면 학교 예산이 아닌 사비를 들여서 꼭 시상을 하겠다. 많은 학생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PDCA'가 무엇인지 물었더니 P는 Plan(계획)이고, D는 Do(행함)이고 C는 Check(점검)이고 A는Action(실행)인데 방학 동안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계획을 세워라. 그리고는 행하라, 매일 한 일에 대해서 점검을 하고 반성을 하고 미진한 부분을 보충하고 부지런히 움직여 다시 실행에 옮기라는 것이었다.
방학 동안 공부든 게임이든 독서든 운동이든 무엇이든지 하고 싶은 것을 계획을 세워 행하고 매일 점검하고 다시 행하여 보라고 했다고 한다. 정말 좋은 것을, 필요한 것을 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선생님들에게 방학을 앞두고 적절한 말씀을 하신 것 같아 존경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모든 학교마다 이제 방학을 앞두고 있는데 ‘PDCA를 이루라’고 학생들에게 권할 만한 것 같았다. PDCA를 이루면 어느 학생 할 것 없이 유익이 될 것 같았다. PDCA를 이루도록 하면 생각하는 학생들이 될 것이니 참 좋을 것 같다. 생각 없이 무턱대고 살아가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특히 매일 계획을 세우고 행하고 반성하고 실천하면 작은 꿈이지만 이루는 맛을 느껴볼 것이고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갖게 된다. 생각 없이 몸만 부쩍 성장하는 학생들에게 PDCA프로그램은 참 좋은 것 같다. 좋은 결실을 기대해 본다.
퇴근시간인데도 학교에 남아서 학교 일에 몰두하고 계시면서 전화까지 해 주시고 좋은 말씀까지 해 주시면서 격려까지 해 주셔서 큰 감동이 되기도 하였고 퇴근하는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해 주었다. 방학을 마치고 PDCA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많다는 소식과 많은 학생들에게 시상을 했다는 소식과 그렇게 하니 큰 효과가 있더라는 소식도 아울러 듣고 싶다. 더운 여름 방학 동안 교장선생님께서 유익하고 보람된 시간을 보내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