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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아무리 미워도 배울 것은 배워야

오늘이 말복이다. 전국이 말복더위에 많이 시달릴 것 같다. 그런데 오늘 울산지역은 어제에 이어 날씨가 시원하다. 지난밤에도 마찬가지였다. 창문을 열고 자면 목이 아플 정도고 새벽에는 약간의 추위를 느낄 정도였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전 국민이 함께 더위에서 벗어나 시원함을 누렸으면 더 좋겠는데...

어제는 울산 강북교육청 관내 한 중학교에서 일본 구마모토현의 중앙중학교와 토모치중학교 학생들과 문화교류의 시간을 갖는다고 해서 참석을 하였다. 강단에서 바라볼 때 왼편에는 일본 두 학교 90명의 남녀학생이 교복을 입고 행사장인 강당에 앉아 있었고 오른쪽에는 관내 한 중학교 남녀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앉아 있었다.

그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차가울 수밖에 없었다. 그네들의 하는 짓이 하도 얄밉기 때문이다. 우기기도 하고 생떼를 부리는 그들이 야속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 두 학교 90명의 학생들이 너무 촌스러워 보였다. 촌티가 났다. 얼굴도 시꺼멓게 거슬러 있었다. 볼품이 없었다. 학생들도 그렇고 인솔교사도 그러하였다.

반면 우리 학생들은 교복도 더 세련되어 보였다. 얼굴도 더 화사해 보였다. 표정도 더 밝아보였다. 그들을 맞이하는 우리 학생들이 더 대견스러워 보였다. 그들이 사는 곳이 주민이 약 만 오천 명 되는 조그만한 촌이라 촌티가 나고 볼품도 없겠지, 다른 큰 도시에 사는 학생들은 우리 학생들처럼 발랄하고 얼굴도 밝고 세련되어 보이겠지 하면서 환영식에 임하게 되었다.

예상과 달리 환영식 중에 참가한 일본 중학생들은 식에 임하는 태도가 너무 좋았다. 놀라울 정도였다. 그네들은 식이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자세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꼿꼿한 자세로 앉아 식에 참석하였다. 중학교 1학년인데도 어찌 그렇게 태도가 좋은지?

인사말씀을 하는데 통역이 있으니 시간이 배로 길어지고 인사에 참가하는 분도 양쪽 모두 합해서 5명이 되었었는데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자세가 너무 정중했다. 식이 끝나고 나니 그 때의 그들은 우리 애들 못지않게 자유스럽게 자리에 앉아 자유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게 하루아침에 이루어졌을가? 그 비결이 무엇일까? 어떻게 교육을 하기에 그렇게 태도가 좋을까? 그들이 교육 하나는 제대로 시키는 것 같았다. 식을 할 때와 놀 때를 구분할 줄을 알았다. 환영식을 할 때의 듣는 자세는 아무리 우리가 미워하는 일본이라 해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식을 할 때의 조금도 흐트러짐 없는 자세, 꼿꼿한 자세, 귀담아 듣는 자세는 배워야 할 것 같다. 식할 때 이들의 태도가 이렇게 좋으니 수업할 때는 말할 것 있겠나?

그들의 교복도 두발상태도 우리와 대조적이었다. 그들의 교복은 길었다. 여학생들의 치마는 무릎 아래로 내려왔다. 위의 옷도 팔꿈치 아래로 내려왔다. 우리 학생들의 교복은 자꾸만 무릎 위로, 팔꿈치 위로 올라갔다. 그들의 옷은 풍덩했다. 우리들의 옷을 딱 올라붙었다. 두발도 그들은 짧고 단정했다. 우리들은 그들보다 훨씬 길었다.

교복 때문에, 두발 때문에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과 얼마나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데 일본 선생님들도 그럴까? 시간이 없어 물어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좋은 이미지 심어주려고 그 시간만 그렇게 잘 할 수는 없을 것인데. 그 비법을 좀 알고 싶을 정도였다.

아무튼 선진국의 일본 교육의 단면을 보면서 앞으로의 흐름을 예감할 수 있어 귀중한 시간이 된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일본 교육뿐만 아니라 세계 교육의 흐름에도 관심을 가져야 될 것 같고 우리 교육에 대한 재점검도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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